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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시간이 지났다는 것 말고는 변한 게 없다. 밤새도록 달려 바다에 도착해보니 허기진 배를 달래줄 따뜻한 국물이 간절할 뿐 다시 돌아가야 할 일이 배기통의 매연이 아니고서는 배길 수가 없는 것이다. 직관은 현실보다 앞서 간다. 그것을 믿고 따라갈 자신감은 그 무엇도 아닌 술에게 배우고 있다. 그러니 난 변한 게 없다. 


알라딘을 잊었고 몹시 홀가분하게 책을 버렸다.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일이 있었고 나의 심장을 뛰게 할 먹잇감을 찾아 나서는 포식자가 되었다. 아 이제 어떡할 것인가. 정확히 두 달 후에 이 곳을 떠난다. 등기부 등본상 소유주는 정현경이고 실거주자는 정현아로 되어있는 곳으로. 아 안녕. 빌어먹고 얼어죽을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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