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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어차피 죽게 되어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힘이 되지만 어떤 날은 그것도 안통할 때가 있다. 오늘은 유난히 그랬다. 일에 치여 살다보면 감정이 필요이상으로 말라버리는데 더이상은 못견디는 시점이 반드시 찾아온다. 그때가 나에겐 사람한테 상처받았을 때다. 쓰나미 같은 더러운 기분에 잠식당하는 날이면 길 잃은 아이가 된다. 해야 할 일들이 뒤엉킨 채 손에 움켜잡히지 않는 물처럼 된다. 존재 자체가 하염없이 부질없어진다. 우울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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