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
안녕
커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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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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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4살 아들을 미용실에 버리고 갔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그 어린아이가 무엇을 알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사를 읽다 말고 우리 아이 얼굴을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속상했다.
<안녕> 그림책의 소시지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강아지가 떠올랐다.
홀로 남겨진다는 것, 버려진다는 것.
그 외로움의 크기는 짐작할 수도 없다.
<안녕> p.34
지난달 큰 아들이 수술했을 때, 너무 아파 침대에 누워 있지도 못했다.
휴게실 의자에서 겨우 쪽잠을 청하며, 내 손 하나 끌어다 배에 얹고 위안을 얻으려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짠하고 애처로웠다.
소시지 할아버지의 모습에서도 그 모습을 보고 안쓰러워 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
따뜻하게 위로해 줄 손 하나가 얼마나 그리우실까??
"이 불씨는 어떤 아이일까?"
라고 물었는데,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사람? 보호해주는 사람? 그리고 화나면 불같은 엄마 같은 사람?"
이라고 아이들이 대답했다.
(ㅡㅡ;;;;;; '불같이 화내는 엄마'라는 대답에서 반성 모드ㅜㅠ)
"그리고 엄마, 실수할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 같기도 해. 항상 물속에 웅크리고 있었잖아."
라고 얘기해준다.
버려지고 싶지 않은 일회용컵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아이들, 그리고 불씨.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이들은 하나하나 살펴보고 말을 걸어보고 싶은 아이들이었다.
우리 가족은 안녕달 그림책의 열렬한 팬이다.
안녕달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해서 망설이지 않고 서평단에 지원했다.
기존의 그림책과 다른, 그림책이라기에는 두텁고 이야기가 길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최근에 읽은 그래픽 노블 같다는 생각도 했다.(사실 그 경계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외로움', '위로'.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쉽지 않은 묵직한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쉽게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림의 소소한 부분까지 살펴보고 소시지 할아버지, 강아지, 폭탄 아이, 불씨, 강아지 옆집 고양이 등 각각의 아이 중심으로 이야기를 여러 번 살펴보아도 좋았다. 아이들도 한 번 읽고 덮지 않고, 읽고 또 읽었다. 함께 읽는 책과 이야기가 쌓여가니 좋다.
(당분간 소시지 할아버지 생각에 줄줄이 소시지는 먹지 못할 것 같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