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 피드만 열면 마약 관련 속보가 쏟아져서 참 씁쓸하더라고요. '이제 진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구나' 싶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됐습니다. 자극적인 폭로전일까 싶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23년이라는 긴 시간을 마약에 바쳤던 한 남자의 아주 처절하고 담백한 생존 기록이었습니다.

목차에 있는 '나와 가족을 잃어가던 날들'이라는 파트를 읽을 때는 솔직히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단 한 번의 호기심이 전과 9범, 교도소 7년이라는 무시무시한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면서 마약의 중독성이 얼마나 인간을 밑바닥까지 무너뜨리는지 소름이 돋더군요. 하지만 이 책이 주는 진짜 메시지는 '파멸'이 아니라 '회복'에 있었습니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의 곁을 묵묵히 지켜준 아내의 헌신과 주변의 지지 덕분에 결국 단약에 성공하고 사회로 돌아오는 서사는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묵직한 감동을 줍니다.


중독자를 단순히 사회에서 격리하고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저자의 지적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결국 치료와 재활을 통해 이들을 다시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시스템이 필요한 거겠죠.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가볍게 시작했다가 묵직한 여운을 안고 내리실 수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