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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님의 서재
  • 계엄
  • 요모타 이누히코
  • 18,900원 (10%1,050)
  • 2024-10-14
  • : 2,10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계엄>은 1979년 서울이라는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한국에 온 일본인 단기교수의 시선을 통해 한국 사회를 생생히 바라보는 기록입니다. 한국에 대한 명확한 정보 없이 술자리 중에 한국인 유학생의 권유로 건국 대학교 초청을 수락한 주인공은 불확실하고 낯선 서울에서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적 사건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게 됩니다. 박정희 대통령 암살과 계엄령 선포라는 충격적인 정세 변화는 단순한 외국인 방문자에게조차 ‘무언가를 목격하고 말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자극합니다. 이 책은 당시 서울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 사건을 단순한 묘사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시장 골목에서 마주친 장사꾼, 대학에서 만난 학생과 교수, 거리에서 검문을 반복하는 병사 등 일상의 풍경을 통해 체제와 권력에 대한 긴장이 실감 나게 전달됩니다. 주인공은 어느새 ‘관찰자’의 위치를 벗어나 혼란 속의 구조 일부로 편입되며 정체성에 혼란을 겪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유로웠고 합법적인 출판물들이 유통되었지만 동시대에 한국에서는 통행금지시간이 존재하며 이 시간 이후로 밖에 다닐 경우 경찰서에 연행되어 새벽 4시까지 감금당해야 했으며 출판물이라고는 대부분이 해적판이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이 단순히 우편물을 받기 위해 연세대 맞은편 국제우체국까지 이동하며 겪는 절차는 외국인의 눈에 비친 검열과 통제의 실체를 잘 보여줍니다. 단순히 일본 잡지를 수령하는 일조차 국가 권력의 통제 아래 놓여 있다는 사실은 독자에게 그 시대의 공기를 실감하게 합니다.


<계엄>은 특정 이념에 기대지 않으면서도 1970년대 말 한국 사회가 겪은 긴장과 변화 그리고 이를 경험한 한 외국인의 내면 변화 과정을 차분하게 담아냅니다. 무엇보다 실명으로 등장하는 많은 인물과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는 당시 사회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계엄, 당시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 KCIA에 대한 한국언론과 일본언론, 그리고 당시를 살고 있었던 한국인들과 주인공의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고민은 당시 시대상황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979년 서울의 상황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책이 읽어보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래에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읽었던 3장입니다.


#계엄 #요모타이누히코 #한정림 #정은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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