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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ji20936님의 서재
  •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 이경
  • 13,500원 (10%750)
  • 2023-09-20
  • : 1,431

《인공지능과 사람, 우당탕 함께하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우리》


📝 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sf 소설집


▪︎육아에 지친 부부가 말벗 기능을 탑재한 젖병 소독기의 비주얼라이즈드 AI 알렉산더를 만나 겪는 해프닝을 그린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 아기가 태어나면 보호자는 그때까지의 생활로부터 갑자기 뚝 잘려 나와 낯선 세계에 던져지게 됩니다. 아기와 나만 존재하며, 내가 아기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책임져야 하는 독방의 시간이 닥치죠. 많은 인원이 그 시간을 나눠 감당해주면 수고를 덜겠지만, 아시다시피 그건 아직도 이상에 불과하고요. _p.30


✏️ 알고리즘 오류로 인해 비주얼 구현에 문제가 생겨 알렉산더를 리콜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겨우 엿새 동안 같이 지내며 수유를 도와준 게 전부인 인공지능 알렉산더. 진짜 사람도 아닌, 전기로 만들어진 가상물체에 부부가 그렇게나 마음을 쓴 이유는 알렉산더가 미주에게 말한 것처럼, 인간은 사랑으로 살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와 함께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엄마가 인공지능 로봇이 탑재된 프리미엄 차량 서비스 '황새영아송영'을 이용하는 이야기 <오늘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 “보호자들은 아기의 울음에 감정과 마음을 소모하기 때문에 힘들어하시죠. 우리는 그렇지 않아서 우는 아기가 힘들지 않아요. 아기의 울음소리를 쉬지 않고 서너 시간 들어도 괜찮답니다.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사항을 확인하고 수정하고 변경하고 적용하고 다시 확인하고 다음으로, 다음으로, 그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니까요. 사람처럼 ‘정신이 없어지거나’ ‘혼이 빠지는’ 사고는 좀처럼 발생하지 않죠.” _p.100


▪︎"인간의 존엄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로봇이 법정 입회인으로서 과연 적격한가?"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


📖 “간병 로봇이란 게, 간병 로봇의 인공 인격이란 게 인간을 인간답게 돌보기 위해 인간의 일과 행동을 다 모방해서 된 건데 구공일 씨가 인간이 아님 뭐예요? 나와 얘가 똑같이 인간식 간병을 해요. 똑같은 일이에요. 이 방에서 나랑 제일 똑같은 종족은 구공일 씨예요. 그리고 지난 13개월 동안 옥련 할머니랑 세상에서 가장, 제일 가깝게 지내온 것도 나와 얘구요. 어떻게 얘가 옥련 할머니의 진실성을 보증하지 못할 수가 있어요? 정신을 잃으실 때까지 보살폈는데 어떻게 그 끝에 자격이 없다고 할 수가 있어요?” _p.135-136 


▪︎한국무형문화연구소 소속 무형문화 현장조사 기록 보조 연구원 AI 구금산이 망자 천도 의례를 행하는 이야기 <만물의 앎에는 끝이 없다>


✏️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와 연작으로 이어진 소설로, 구금산이 간병 AI 로봇 IM-901의 친구인 설정이에요! 이 소설 속에서 구공일은 더이상 간병로봇이 아닌, 강원도 내 유이한 카페 '한가'의 바리스타랍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로봇 코엘름과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로봇의 선조 말레우스, 그리고 그 사이에 낀 인간 영주의 이야기 <보편적인 내 엉덩이>


▪︎신들이 채팅GPT 서버 NO. 33 Universe를 드나들며 인간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이야기 <채팅GPT의 신들>


🪽 육아와 간병을 돕고, 굿을 하고,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들고, 심지어 인간의 '눈치'라는 개념까지 학습한 로봇의 이야기라니...! 개인적으로 저와 코드가 정말 잘 맞는 작품이었어요!! 제목이 하나같이 다 특이한데, 그에 걸맞게 글이 진짜 재치 있어요🤩 저는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와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으로>를 가장 재밌게 읽었습니다! 특히 처음 두 작품은 육아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더 감명깊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존에 종종 접했던 암울한 분위기의 sf소설과는 달리 전체적으로 희망차고 발랄한 느낌이었어요. 인간과 로봇이 함께 꾸려나가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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