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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ji20936님의 서재
  • 네임 스티커
  • 황보나
  • 11,250원 (10%620)
  • 2024-01-25
  • : 8,312

#네임스티커 #황보나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서평단


민구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식물에 누군가의 이름을 써서 붙이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좋은 건 안 되고, 안 좋은 걸 바랄 때만 효력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길고양이를 괴롭힌 이재욱을 불면증에 걸리게 한다거나, 노인을 하대하며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양도훈의 시험 점수를 떨어뜨리거나, 은서의 지갑을 훔친 신승희가 딸꾹질을 못 멈추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으로. 민구의 능력을 알게 된 은서는 민구의 힘을 빌려 자신이 아프게 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다. 


우리는 때로 미워하는 사람이 다치거나 아프면 속으로 통쾌해한다. 더 나아가서는 민구나 은서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 사람이 다치길 바랄 수도 있다. 이럴 때 보면 인간은 한없이 악하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점이 우리를 안도하게 만든다. 미운 마음에 엄마가 아프길 바랐던 은서는, 민구에게 선물 받은 화분에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엄마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적는다. 마음의 힘을 믿게 된 은서가, 엄마가 잘 지내길 바라면서 말이다. 


이 책에는 소수자성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은서네는 재혼 가정이고, 은서의 새엄마 역시 재혼가정에서 자랐다, 민구의 엄마는 무당이고 명두 삼촌은 여장을 즐겨한다. 손쉽게 차별의 대상이 되는 특성을 지닌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그러한 설정들은 이야기 속에 담백하고 은은하게 녹아들어있을 뿐이다. 아주 자연스럽고 예사롭게. 주인공들 역시 다름을 담담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이상해보이냐고 물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되려 이상하고 싶으냐고 되묻는 아이들의 편견 없고 순수한 시선이 참 좋았다.




“이재욱도 그렇고 양도훈도 그렇고, 걔네들이 겪는 불운이라는 게, 그러니까 걔네들은 그 불운의 원인을 모르는 거잖아. 그런 게 의미가 있어?” 영영 모른다면 그 애들에게 그런 불운이 일어난 게 무슨 소용이 있는 걸까. _p.54-55


“은서 너는 왜 내가 아무렇지도 않니?”

나는 명두 삼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잠깐 정적이 흐른 후, 비 오는 날 만났던 삼촌 모습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이해했다.

“왜 아무래야 해요?”

내가 되물었고 명두 삼촌은 대답하지 않았다. _p.89 


“불편한 마음은 결국 몸도 편하지 않게 만들더라고.” _p,113


마음에 힘이 있다는 것은 어딘가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섬뜩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안 좋게 생각하는 마음이 생겨도 그 마음을 일단 접어 두게 되었다. _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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