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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소녀의 서재
서평
핑크소녀  2025/12/18 14:58
  • 간단후쿠
  • 김숨
  • 15,300원 (10%850)
  • 2025-09-12
  • : 3,000

#도서협찬

💠<간단 후쿠>를 읽고 나면, 마음속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를 얹은 듯 먹먹한 기분이 가시질 않아요. 저 역시 이 작품을 마주하며 우리가 감히 '고달프다'는 말로 그들의 삶을 정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소녀들이 견뎌야 했던 시간은 단순히 힘들었다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하고 처참했으니까요. 책장을 넘길수록 그 고통이 너무나 생생하게 전해져서 나중에는 제 몸이 아프고 기운이 쭉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어요.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일제강점기 말기, 전쟁의 광기가 극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간단 후쿠'라는 제목은 당시 여성들에게 강요되었던 간편한 작업복을 뜻하는데, 작가는 이 옷을 입고 미얀마의 낯선 땅 아웅반으로 끌려간 어린 위안부들의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그려냅니다. 꽃 같은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먼 타국으로 보내진 소녀들에게 그 간편복은 자신의 이름과 삶을 지워버린 잔인한 굴레와도 같았을 거예요.

💠그곳에서 소녀들이 겪은 일들은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비극적입니다.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했던 그들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깊은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분노를 넘어 그 가련한 영혼들이 겪었을 공포와 외로움이 너무나 깊게 다가와서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았어요.

💠하지만 김숨 작가는 이 참혹한 기록 속에서도 소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며 그들이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우리 곁에 존재했던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일깨워줬어요.

💠비록 읽는 내내 기운이 없고 마음이 아려왔지만 우리가 그 고통을 함께 느끼고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홀로 외롭게 스러져간 그분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위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간단후쿠
#김숨
#민음사

*민음사 @minumsa_books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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