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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소녀의 서재
서평
핑크소녀  2025/09/14 19:19
  •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
  • 비앙카 보스커
  • 20,700원 (10%1,150)
  • 2025-08-27
  • : 8,040

#도서협찬

🎨<미술관에 스파이가 있다>는 제목만 봐도 궁금해지죠?
"도대체 미술관에 무슨 스파이가 있다는 거야?" 하고요. 읽어보니 이런 극적인 제목이었던 이유가 그냥 미술관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가 살아오며 겪은 파란만장한 경험들이 한 편 한 편 펼쳐지기 때문이었더라고요.

🎨흔히 에세이라고 하면 차분하게 삶을 풀어내는 글을 떠올리는데, 이건 달랐어요. 에세이인데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혔거든요. 그래서 인상적인 장면을 3가지로 아래와 같이 뽑아봤습니다.

🎨먼저, 책 초반부에 저자가 브루클린 갤러리의 말단 직원으로 들어가면서 겪는 일 중 “갤러리 알바의 첫 업무는 아홉 겹의 페인트칠”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 벽의 구석구석을 새 페인트로 덧칠하고 샌딩(sanding: 사포질)하고 또 덧칠을 반복하는 장면이 사실적이어서, 마치 그림 그리는 배경 속 소설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게 했어요. 땀 내음, 냄새, 물감 튀는 소리 같은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여기서 주인공이 어색하게 빛을 찾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두 번째는 마이애미 아트 페어 같은 큰 행사에 참여하면서 그림 하나 팔기 위해 작가와 갤러리 관계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보이는 장면들이었어요. 관람객/수집가들의 말 한마디, 가격 협상, 포장과 운송, 전시장 배치 등 모든 게 줄다리기를 하듯 긴장감이 있고, 또 코믹하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너무 화려한 문구로 사람들을 끌고, 누군가는 “이게 예술인 걸까?” 하고 머뭇거리며 관객 앞에 서 있고요. 제가 직접 페어를 구경하면서 다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는 이 모든 게 소설의 한 장면 같았어요.

🎨마지막은 저자가 구겐하임 미술관 경비원으로 일할 때, 전시 종료 후 방문객이 다 떠난 미술관 안에서 작품 앞에 홀로 서 있는 장면이었어요. 조명이 꺼지기 직전, 먼지 냄새, 반쯤 닫힌 문, 작품 표면의 미묘한 반사 등이 느껴져서 정말 “이게 진짜 예술을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순간이구나” 싶었습니다. 일상에서 쉽게 겪을 수 없는 비일상적인 정적과 긴장이 있었고, 그게 너무 슬프면서도 아름다웠어요.

🎨예술은 특정한 부류의 고상한 어느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느끼는 별개의 감각들이라는 점을 작가는 강조해요. 꼭 대단한 전시회장이 아니더라도 작은 갤러리도 방문해 작가의 이야기를 느끼고 호흡하는 것도 예술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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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코리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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