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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님의 서재
  • 인생, 어찌하면 좋을까요?
  • 안셀름 그륀
  • 10,800원 (10%600)
  • 2009-09-17
  • : 66
결국 문제는 '나 자신'입니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마음 같지 않게 엇나가는 자식 때문에 한숨과 눈물로 지새는 부모도,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때문에 가슴 찢어지는 고통으로 식음 전폐하고 있는 여자도, 자기 마음과는 상관없이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혀 인간관계가 엉망으로 헝클어진 남자도, 모두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 문제의 시작도 문제의 끝고 나 자신이라는 것. 그런데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라는 문제가 또 남지요.

이 책 [인생, 어찌하면 좋을까요?]에는 부모자식/회사생활/인간관계/자신에 대한 자신감 부족 등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상담이 필요한 시대라고들 하지요. 누구는 너무 너무 우울해서, 누구는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필요해서, 또 누구는 자기 스스로 도저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누군가를 필요로 합니다. 그것이 정신과 의사일 수도 있고, 상담심리사일 수도 있고, 친구나 연인일 수도 있고 때로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온라인 속 타인일 수도 있겠지요. 오랜 세월 상처 입은 영혼들의 '상담자' 역할을 해온 안젤름 그륀 신부가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어디 먼 나라 사람들의 경우가 아니라 바로 여기, 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신부님이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면서 느낀 하나의 결론은 '해결책이라는 것은 결국 각자가 찾는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내 말대로 하면 반드시 괜찮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지요. 문제의 해결은 곧 문제를 품은 그 사람이 변해야만 가능하다는 믿음이 신부님 상담의 기본 조건입니다. 신부님이 오랜 세월 품고 있는 상담에 대한 신조는 '좋은 충고는 눈과 같아서 소리없이 내릴수록 더 오래간다.'는 핀란드 속담인데요, 서문에서 밝힌 이 속담에 저 또한 머리를 끄덕끄덕 했답니다.

그래요. 우리는 얼마나 그동안 충고라는 이름으로 남에게 억지로, 빨리 변할 것을 강요해왔던가요.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마음 상태를 살피지 않은 채 지금 당장 그 자리에서 떨쳐 일어나라고 강요해왔던가요. 반성이 되더군요. 사랑 또는 애정,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마음 다친 그들에게 섣불리 충고하고 비판하고 결단을 강요해왔던 지난 날이요. 지켜봐주는 것. 말없이, 오래 오래, 믿음을 갖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충고이자 조언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문제들에 즉각 해답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그럴 때면 책에 나온 내용들을 떠올려 보게 될 것 같아요. 이 상황에서라면 그들은?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아름답고 지혜로운 일일까를 고민해보게 될 것 같아요. 문제는 결국 '나'를 알고,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 그래야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게도 세상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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