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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상처를 보듬어 주고자
하는.
세상에 하나뿐인 띠지.
책을 받자 마자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고, 오롯이 그 감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시간에
앉혀 놓고,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 시간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마주한 곳의 감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마주하는 방식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청록.
개인적으로 청록을 편애하여
코트, 손가방, 필통, 핸드폰
케이스 등 색의 선택지에선 항상 우선순위였다.
건강과는 “얼얼하고 질긴” 인연이지만, 항상
곁에 두고 염두 하며 건강을 챙기라는 시그널이었나 보다.
그런 의미에서 투병문화
매거진 <병:맛>의
첫 인상은 펼쳐보지 않아도 이미 충분한 위로를 주었다.
.병:맛.
이 매거진은 투병의 시기를
겪고 있는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진솔한 속마음을 듣고, 그들의 병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건강상의 이유로 뜻밖의 삶을 살아내는 이야기,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중 2030 젊은 층의 투병인이 먹고 사는 일을 다룬 기사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한 패널은 장교의 꿈을
가지고 있던 대학졸업시기에 병을 진단받고 사회 활동을 멈춰야 했다. 건강과 노동의 병행이 어려운 만큼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진정으로 자신이 원했던 일을 만나게 된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내가 뭘 좋아하지?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지?”(p.21)를 먼저 떠올리며 삶을 만들었던 부분이 지금의 시간을 보내는 나에게 충분한 공감을 주었다.
“많은 날 동안 림프절이 얼마나 부었는지 만지고 집착했지만, 이제는 시선을 돌리고 있어요. 삶의 초점을 건강, 몸에만 두는 게 아니라 내 행복에도 무게를 두는 거죠 … 내가 환자라는
생각에만 갇혀 있다 보면 결국 그 안에만 있게 되니까요.”(p.29)
사실, “힘내”라는 말은 힘이 될 수 없다.
상대에게 건넬 수 있는
것이 위로 임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될 수 없음이 아이러니 하지만, 매거진처럼 이런 문화적인 소통은 뜻밖의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입장에서도 불편하지
않은, 투병 문화를 만들어 가는 <병:맛>의 다음호가 기대 된다.
해당
후기는 스튜디오어중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