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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그림책을 가득 메운 코요테의 얼굴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움과는 사뭇 다르다.
색연필 기법이라서 그럴까? 올라간 눈이지만 매서워 보이지 않고, 살짝 웃는 입모양은 신비로워
보여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이다. 또한 다양한 채색은 무지개를 떠올리게 되어,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어둡고 칙칙하지 않은 화려한 인상을 갖게 한다.
그런 느낌에는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 “비밀”이 숨어있다.
“공평하게 찾아올 그 어느 날”(나현정) 즉, 죽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면 코끼리처럼 코요테가 눈
앞에 있어도 삶을 체념하는 모습을 보일 것 같다.
하지만 코요테는 죽음의
냄새를 맡고 코끼리를 찾아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또한 각자 ‘나
답게’사는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이어, ‘죽음’이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죽음 뒤에는 다른 생명의 삶으로 이어진다는 비밀을 전한다.
죽음과 생명의 순환을
이해하고 있는 코요테의 모습이 더욱 초연해 보였던 건, 바로 그 비밀에 있었다.
그리고 코끼리는 자신의
죽음으로 거름이 되고, 숲으로 다시 태어나는 상상을 하며 눈을 감는다.
“몇 번의 계절이 지나가고,
초록으로 물든 숲에 작고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체리나무를 향해 사뿐사뿐
다가간 코요테가 한 송이 꽃 앞에 멈춰 섰습니다.
코요테가 꽃에게 속삭였습니다.
‘코끼리야, 너구나!
이렇게 작고 예쁜 꽃으로
피어나다니, 삶은 참 신비로워!”
요즘 많이 보이는 낙엽에
가을을 뒤로 하는 것 같아 아쉬웠는데, 잎이 떨어지고 마는 가을의 끝이 아니라 그 낙엽들은 거름이 되어
땅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싹을 틔워 봄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이라면 이 그림책을 통해서 삶과 죽음의 순환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저물면 밤이 되고, 밤이 끝나면 다시 해가 나오듯이 자연스러운 변화는 계속 이어지고 또 이어지며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눈에 보이는 게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해당
후기는 길벗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