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bona0279 2023/10/28 23:59
bona0279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오소리
- 12,600원 (10%↓
700) - 2023-10-30
: 368
//그림책 <노를 든 신부>에서 소녀는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이번 에세이 역시 작가의 “누군가 나를 발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위태로운 고백으로 직접 내 비췄다. 그래서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되었고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이 일기는 작가의 어린시절 어른의 부족한 공감과 부족한 인정으로인해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된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은 자신뿐임을 알게되며 과감히 6년간의 일기를 버리게 된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응어리는 언제고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법. 저자는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를 가지게 되고 다시 일기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발견한 사람들을 만났고, 물속에서도 견딜 만한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생겼다”(프롤로그)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의 나(2010년)를 미래의 내(2023년)가 만나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이다. 즉, 과거의 일기를 읽으면서 달라진 생각에는 검은색 문자로 보라색 문자 뒤에 첨언을 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생각을 덧씌우지 않아 과거의 작가를 만나 이해할 수 있음이 너무 좋았다.
그런 이면에는 책의 제목처럼 작가의 바람이 있었다.
“예전의 사실들을 망각하고는 마치 답을 찾은 것처럼 착각하고 싶지 않다.”(p.57)
“단순히 시간이 지나 점점 잊히면 괜찮아진다는 말은,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잊지 않는 이상 행복은 불가능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 그때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좋다는 납득 가능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p.58)
꿋꿋하게 존재해준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고마움을 느꼈던 부분은 존재자체를 인정받는 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해당 후기는 아름드리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