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bona0279님의 서재
  • 미스터리 철학 클럽
  • 로버트 그랜트
  • 15,120원 (10%840)
  • 2022-07-01
  • : 328




“오랜만에 철학 소설다운 철학 소설을 읽었다”는 안광복 박사님은, <철학으로 휴식하라>에서 “아무리 바빠도 밥 먹고 화장실 갈 시간은 있어야 하는 법”이라며 하루 15분의 여유를 가지며 성찰하라고 말한다.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행위가 있어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다.

 

그런데, 시간을 내어서라도 해야 하는 성찰은 물론, 질문 금물! 의문 금물! 이곳 평생직장 보장학교에서는 절대복종만을 강요하고 통제한다. 짐작에 의심 없이 부모, 교사, 언론 모두가 학교의 평가 순위가 올라갈 때 환호하며, 성공 신화를 이룬 학교의 방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생과 부모들은 입학 자체만으로도 환호하며 비용부담에 따른 희생마저 영광으로 여긴다.

 

복종을 강요하는 이유는, 본인이 질 수 있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에 절대 약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질문을 할 수 없고, 의문을 가져서는 안 되는 복종은, 철학의 반대 길을 가게 된다.

 

“맹목적인 순종을 요구할 때 인간의 모든 신성한 권리가 침해된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p.29)

 

개인별 데이터베이스로 철저하게 관리되는 시스템은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되며, 심지어 신체 반응도 기계의 반응이 없다면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어지러운데 앉아있어야만 하고, 졸려도 잘 수 없는 채로 몸이 묶여 있는 이곳에서 6년을 버티면 미래가 보장된다? 소설이지만 너무 끔찍하다. 더 끔찍한 건 학교의 명성만으로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부모들의 태도는 아이들과의 소통을 방해하기도 한다.

 

“마일로는 마치 동물원에 갇힌 기분이었다. 밖에서 안을 보는 사람들에게 동물원은 재미난 장소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에서 밖을 보는 동물들에게 동물원은 지루한 감옥일 수도 있다.”(p.57)

 

복종은 또 다른 문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철저하게 세뇌당한 학생들은 ‘모범교육생’으로 불리며 통제자의 지휘 아래에서만 움직인다.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규칙의 중요도를 따질 뿐, 대처하는 능력이 없게 된다.

 

“가서 잡아.”

모범교육생 한 명이 말하자 다른 교육생이 이렇게 대답했다.

“하지만 저 난간을 넘는 건 규칙에 어긋나.”

“우리는 저 애를 잡으라는 명령에 따라야 해.”

“무빙워크에서 난간을 잡지 않는 건 규칙에 어긋나.”

어느 규칙이 가장 중요한지를 놓고 모범교육생들이 옥신각신하는 동안, 마일로는 난간을 꼭 잡고 무빙워크에 실려 아래층으로 내려 갔다.(p.72)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채 수년을 지내다 보니 예상을 벗어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없는 것이었다.”(p.294)

 

학교 내부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마일로는 단 한 명의 사람을 만나는데, 어설라 선생님을 만나고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고 근사함을 느낀다.

 

“철학이란 우리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내려는 시도야. 그리고 알고 싶은 마음을 서로서로 이야기해서 ‘나만 이렇게 궁금해하는 건가?’ 하는 외로움과 혼란스러움을 떨쳐 내는 것이기도 하지.”(p.82)

 

“의심하는 건 유쾌하지 않지만, 확신하는 건 어리석다. (볼테르)”(p.131)

 

도서 마지막에는 질문을 통해 철학 연습을 하는 부록이 있다.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얻을 수 있는 대화의 중요성을 느끼고 생각을 확장해 가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젊은이를 망치는 확실한 길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보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더 존경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p.97)

 

 

 

**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