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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아님은 책을 두 번 읽는다
  • 삼천리 앙케트
  • 만복당 편집부
  • 10,800원 (10%600)
  • 2019-01-30
  • : 221

이 책은 일제강점기 때 발행된 잡지 <삼천리>의 앙케트와 좌담회, 인터뷰를 엮은 책으로 선별된 내용은 여성과 관련된 주제인 내용이 많았다. 여학생 설문 시리즈(여학생이 대답한 것이 아니다)를 재밌게 읽었다.

여학생이여 단발하라

여학생 스카트는 짧게

여학생도 모자를 써라

현재 이 사회도 젊은 여자의 행동거지 일거수일투족 왈가왈부하기를 즐겨하는데 그 시대는 오죽했겠는가. 여학생의 단발에 대해, 여학생의 스커트 길이가 무릎 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 여학생이 모자를 쓰고 다녀도 되는지에 대한 설문에 당대의 명사들은 진지하게 의견을 답한다.


단발처럼 여자에게 상쾌한 일이 또 없으며, 위생상으로나 경제상으로도 좋다는 찬성파,

여학생의 단발은 그저 유행을 따라 단발랑이 되어 남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천박한 심리일 뿐이라는 반대파의 찬반 의견이 치열하게 게재된다.


그 와중에 과거 중국에서 단발 여성을 보았을 때 총명하고 활발해보여서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지금 조선 사회에서는 놀림감이 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여학교에서 모두 한다면 단발 해도 좋다는 형세 관망파의 의견은 웃음을 자아낸다.


책은 빠른 속도로 페이지를 훌훌 넘기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잡지에 글을 쓴 재능 많은, 열의 넘치던 여성들을 생각해본다. 짧은 인터뷰, 설문 답변들이지만 그 안에서 여성의 경제적 해방을 부르짖는 여성, 사회의 부조리를 적확하게 포착했으면서도 여자의 생애에 있어 굴욕은 숙명적인 것이라며 단념해버리는 여성, 그 여성들의 그 마음들을 생각해본다.

나는 새 교육을 받는 여학생 사이에 단발이 유행하기를 바랍니다.
스카-트를 자르니 걸음이 쉽게 될뿐더러 걸음 걷는 것이 무슨 리듬을 따른 운동 같아요. 춤을 조금 섞은 율동 보행 같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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