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동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
cyj1793 2022/02/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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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을 모르는 아이
- 구로카와 쇼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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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 - 2022-02-07
: 433
"난 지금 학대 받다 죽은 아이가 부럽다."
생모의 학대를 받고 자란 20대 후반의 청년이 생모를 살해한 후 재판장에서 한 말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아동 학대을 당한 후, 살아남은 아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학대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그들의 평범한 삶을 위해서 돌봐주는 위탁부모의 모습이 담겨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아이들은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어 보호 아동이 된다. 그동안 우리는 학대 사실과 가해 부모에 대한 처벌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아동 학대가 초래하는 후유증에 대해서 무관심했다.
실제 2013년에 쓰여진 이 책은 당시 일본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고 그 해 제 11회 가이코다케시 논픽션상을 수상하였다. 책이 씌여진지 10여년이 지난 뒤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읽어볼 수 있었다. 10년 전의 일본의 상황과 지금 우리 나라의 상황을 비교하며 읽어 볼 수 있었다.
학대 후 보호센터나 위탁가정으로 가게 된 아이들은 그 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위탁부모는 그 아이가 그동안 겪었던 고통과 분노, 외로움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 아이들이 보이는 학대 후유증을 보며, 5~6명의 아이들을 위탁하여 만 18세까지 돌보는 이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유아기에 애착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아이는 성장하면서 광범위한 장애를 초래해 발달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곳에 실린 아이들 대부분이 여러가지 장애를 겪고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장애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학대로 인한 후천적이라는 사실이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사람들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은 5장의 사오리이다. 학대 받은 아이가 자라서 부모가 되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 지 한 개인의 경험을 통해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녀는 어려서 정서적 육체적 학대는 물론이고 성학대를 당했다. 자신이 한번도 돌봄이나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폭력을 되물림하며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한국에서도 연일 아동 학대 피해 아동들의 소식이 들린다. 한동안 들끓던 여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진다. 특히 생존한 아이들의 그 후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생일을 모르는 아이'는 학대 아이들의 '지금'에 주목한다. 과거에 학대받았던 아이가 아니라 현재를 살고 미래를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 뿌리내리고 살아갈 수 있을지 질문한다.
이제 더이상 일본의 특정 아이들의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이 아이들을 치료해야 할까? 이 책의 패밀리홈 위탁 부모들의 태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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