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로스 #에브리맨 #문학동네 #김영하 #정영목
김영하 작가님이 좋아하는 책이라 하여 독서모임에 선정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읽으면서 등장인물 이름에 혼란이 와서 나름 정리하며 읽으니 흐름이해나 맥락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번역하신 분은 정영목님 이신데, 알랭드 보통책읽을때 접했던 분이다. 그런데 아쉬운건 번역문장이해가 어렵다는 거였다. 호칭어와 지칭어가 섞여 있어 그런건지 자꾸만 ˝그˝라고 표현하는데 ˝그것˝과 혼동되어 속독이 안되더라.
열심히 줄치면서 읽어서 70-80%는 이해한 듯하다.
이 책의 핵심은 역시나 ˝죽음˝이다. 모든 생명체가 태어남으로 인해 받아들여야 하는 단어.
13p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처음부터 답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죽음은 우리가 극복해야하는 것이 아니고 받아들이는 것.
제목 ˝에브리맨˝ 은 그래서 죽음을 흔해 빠진 것 이라 덤덤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로 죽음을 말하지만, 그래서 더욱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같다.
주인공처럼 성장하며 죽음을 겪는 사람을 몇차례 보았다면, 죽음에 대한 공포가 이리 크다는게 이해가 된다. 나는 다행힌지 불행인지 죽음이라는 소재는 나에게 아직 머나먼 일처럼 느껴진다.
준비없는 죽음은 행복인것인지 불행인것인지...
잠깐 장례문화에 대해 말하자면 미국은 참 수선스럽다. 그래서 남겨진 사람에게 위로가 된다.
주인공은 극중 회사 동료 세명(브래드 카, 에즈라 폴록, 클레런스 스프라코)의 죽음 혹은 죽음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회상하며 자신의 죽음에도 한걸음 다가가게 되고,,,
이후 감정이 가라 앉는건지 폭발하는 건지는 읽는 사람마다 느낌이 달랐다.
그렇다. 나는 받아들이는 쪽이다. 76p 죽음을 피하는 것이 남은 인생의 모든 할 일이 되어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절망적이다. 겸허한 자세(?)는 몰라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겠다.
독서모임을 하면 좋은 것이 다른 분들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깨달음(?) 울림을 준다.
나는 불친절한 글의 흐름이 몰입에 방해를 준다고 생각했는데, 독자 한분은 불친절한 전개는 입체적 다양성을 만들어 주기때문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준다고 알려주셨다.
읽다가 중간에 책을 덥고 사유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누가 그랬는데, 이 부분에 적용되는 듯하다.
또 읽을때 흐름상 빨리 넘어가 버렸는데,
162p, 171p 주인공의 생각정리 혹은 독백 혹은 폭발이 인상깊다는 분들이 계셨고, 많이 공감했다.
162p 노년은 대학살이다.
171p 너무 늦었어!
또 집중되는 이야기는 주인공이 만난 여자들이다. 부인 3명을 넘어서 마지막에는 조깅하다가 만난 젊은 여자에게 탐욕의 시선을 던지는 노년의 주인공의 욕망. 이것을 도덕적으로 보아 불쾌하다고 생각했는데,
죽음을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에 반항하려는 본능의 욕구라는 측면에서는 우리가 피,뼈,살로 구성된 그저 동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마지막 화두는 ˝보석˝이었다.
나에게 보석은 반짝반짝 빛나며, 썩을 운명의 우리 유기체와 반대되는 영원성을 가진 탐욕의 대상이라 생각하며 읽었는데,,,
그것의 의미는 상당히 다양했다.
아버지가 어렸을때 부터 거래를 맡겼던 신뢰의 물건.
내가 그냥 배관공이 아닌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마누라를 둔 배관공이 되게 해주는 물건.
반짝반짝 예술혼을 불태우게 해주는 매개체
진정한 보석을 알아보는 정신을 일깨워 주는 도구(루페)의 사용 목적.
나는 여기서, 신뢰라는 해석이 생소하고 의미가 깊었다. 남편과 부인의 신뢰로 사용되는 보석이라면 가버치 있는것이 당연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루페의 사용법을 배운 주인공이진정한 보석인 피비를 버리고 메레테에게 빠져버리게 된것은 루페의 사용법은 배웠으나 물질적 세상에만 사용해 버리고, 영혼의 세상에서는 사용하지 못했던 그가 안타까웠다.
이상이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