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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가 데리러 갈게
- 서석하
- 16,650원 (10%↓
920) - 2024-12-05
: 126
“이따 할무이가 델러 오꾸마~”
유치원에 데려다 주시면서 할머니가 하시던 말이다.
ㅡ
내가 5살 때.
엄마가 동생을 낳느라
시골살던 할머니가 3개월정도 우리 집에 와계셨다.
우리 할머니는
한복을 입고 쪽진머리에 비녀를 꽂고 다니셨는데,
유치원 등하원때 할머니가 오는 것이 창피해서
교실에서 일부러 버티고 안나간 적도 있고,
오지 말라고 막 울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3개월동안 보살펴 주시다가
끝내는 가시면서 울면서 내려가셨다.
나 때문에 힘들어서.
엄마, 아빠는 할머니께 죄송하다 하시고
나는 또 혼나고…
사정상 5학년이 되어서야 명절에 시골에 가기 시작했는데
할머니가 그 때 얘기를 하시면서
너는 너무 예쁘고 귀여운 아기였다고 하셨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잡채를 따로 남겨두셨다가 볶아주시고,
할머니의 쌈짓돈은 다 내 용돈이 되었다.
나중에 다 커서야 할머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죄송했다고 하니
기억도 안난다고 하셨다.
돌아가실 때 참 많이 울었다.
-
제목을 보고는 할머니 생각이 참 많이 나서
선뜻 첫장을 넘겨보지 못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더 많이 떠오르는 것은 조카였다.
조카가 학교가 5살까지는 일주일에 3~4일씩 와있었었고,
첫 번째 조카를 시작으로 4명의 조카가 생기면서
매주 2~3명의 조카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 때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어떤 부분은
나를 보살피던 할머니 생각이 나서 눈물 짓기도 했고.
또 어떤 부분은
내가 보살피던 조카들 생각에 웃으며 읽기도 했다.
그래서 이렇게 푹 빠져들어서 읽었겠지.
할배의 원칙 중에 제일 마음이 드는 것은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주더라도 예쁜 그릇에 담아서 주기‘다.
나도 꼭 알맞은 그릇에 예쁘게 담아주었는데,
그러면 조카도 아주 기분 좋게 먹었다.
몇 살이나고 물으면 8살이라고 말하는 할배.
나는 100살이라고 했는데…^^;
매 번 달라지는 동화책부분에서는 픽 웃음이 났다.
조카들이 옛날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면
아는 동화들을 각색하거나 몇 가지 동화를 합쳐서 들려주곤 했는데,
자꾸 얘기가 달라지니 왜 저번이랑 얘기가 다르냐고 물어봐서
할배랑 똑같은 답을 해준 적이 있다. ㅎㅎ
할배가 둥이들이랑 했던 것들은
거의 나도 해봤던 것들인데
비슷하기도 하고 조금 다른 면도 있었다.
이것이 할배와 이모의 차이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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