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상대방의 말에 상처를 받았을 테고, 또 상처를 입혔을 것이다. 일생을 타인과 대화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지 않는 한 말이다. 우리는 가깝게는 가족에서부터 직장 동료, 나아가 온라인상의 수많은 사람들과 말을 주고받는다. 그러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생각 없이 내뱉은 나의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상처로 남기도 한다. “우리는 종종 단어가 가지는 무게를 잊는다. 특히 신조어는 대부분 계획이나 의도 없이 생성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깊고 신중하게 생각을 하고 정리하여 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나 그것이 편한 사석의 자리에서라면 말이다. 또한 SNS 등의 매체를 즐겨하는 이라면 어쩐지 신조어를 하나라도 쓰지 않으면 자기만 유행에 뒤처지고 센스 없는 사람을 보일 것 같은 걱정에 사로잡혀 괜한 신조어를 남발하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차별과 혐오, 시대착오적 가치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시대에 올바른 언어 사용법을 제안하기 위해, MZ 세대를 대표하는 미디어 ‘대학내일’과 ‘캐릿’의 홍승우 미디어센터장은 책 『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를 펴냈다.
총 1~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 당신의 말이 무해하다는 착각>에서는 회사를 비롯한 사회 내에서 지금껏 잘못 자리잡아 온 인식과 단어에 대해 지적하면서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2부, 버려야 하는 말들의 목록>에서는 흔히들 농담으로 통용하여 사용하는 단어나 상대방을 혐오하고 배려하지 않는 단어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전편, 사과에도 기술이 필요하다>에서는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과일 수 없다고 말하며 제대로 사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모두가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말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누군가에게는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핀잔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시대가 변했을 때 부끄러운 낙인이 남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자신의 말이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렇지 않게 제대로 된 어원도 모르고, 혹은 어떤 상대를 비하하는 표현인지도 모른 채 무심코 순간의 재미를 위해 써왔을 것이다. 결국 저자의 “불편한 단어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이유는 누군가를 신경 쓰이게 만들기 위해서라 말하겠다. 다시 말해 누군가가 불편해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던 표현들은, 내막을 알게 된 순간부터 신경 쓰여 고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작은 기대가 있다.”는 말처럼, 해당 단어들이 불편한 단어라는 것을 인지하고 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다만, 몰랐을 때는 용서가 가능하지만 알고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생각은 바뀌지만 내뱉은 말은 낙인처럼 남는다”는 저자의 말을 계기 삼아, 말을 내뱉기 전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왔던 내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래도록 남는 상처가 되었을 수도 있었음을 돌아보자. 그리고 말에 품격을 더하는 언어 감수성을 키워보자. 그 품격이 곧 나의 품격을 말해주는 것이 될 것이다.
“신조어, 유행, 재미라는 핑계 아래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 다른 사람이 들이미는 단호한 잣대에 당황하고 머쓱해하기 전에 스스로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면 좋겠다. 자신의 언어 습관에 가장 단호해야 하는 사람은 우리 자신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