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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ing-
  •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 이애경
  • 13,050원 (10%720)
  • 2020-08-24
  • : 83

이애경 작가의 신작 에세이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은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자신만의 속도를 찾아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는 저자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서울에서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제주로 거처를 옮긴 뒤, 저자는 느리게 흘러가는 제주의 시간 속에서 방황했다. 이제껏 자신의 리듬이 시간을 쪼개 쓰며, 바쁘게 살아온 흐름에 맞춰져 있던 탓이다. 또한 그 속에서 빠른 것도, 느린 것도 결코 두 가지의 선택만이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곳에 있더라도, 그 안에서 ‘나만의 속도’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임을 말이다.

 


‘빠르게’와 ‘느리게’ 사이, 자기만의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기 위한 저자의 이야기는 짧은 글과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은 짧은 호흡의 글들이라서 그런지 한자리에서 금세 이야기를 읽어나갈 수 있었다. 최근 SNS, 일상 유튜브 등 서로의 일상과 삶을 공유하는 것이 스스럼없어지면서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수시로 비교하고 자신을 몰아붙이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은 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만 허투루 시간을 쓰고 허비하고 있는 듯한 생각에 조바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이전에는 그런 생각으로 괜한 조바심을 느끼고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했는데,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 순간에서조차 나의 삶은 나의 속도대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그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녀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마을 쪽에서 걸어오셨다. 그러고는 내가 끝이라고 했던 곳을 향해 느리지만 확신에 찬 걸음으로 걸어가셨다. 바다는 성큼 할머니를 받아주었고 할머니는 나와는 다른 세상으로 들어갔다. 내가 선 땅이 내가 멈춰선 그곳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게는 그곳에 세상의 시작이었다. 끝의 너머에도 세상은 계속되고 있었다.” (28-29쪽)


 

결국 삶이란 건 내가 원하는 속도로 흘러가 주지 않는다. 잠시 멈추고 싶다고 해서 정지되는 것도 아니고, 느리게 흘러가고 싶다고 해서, 빠르게 지나가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세상의 흐름에, 타인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그저 내게 맞는, 내가 원하는, 내게 무리가 가지 않는 속도로 나름대로 잘 살아 내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내가 행복해지는 길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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