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덟과 스물아홉도 한 살 차이고, 스물아홉과 서른도 한 살 차이지만 앞자리 숫자만이 주는 묘한 기분이 있다. 서른의 눈에서
서른을 보았다. 서른 살인 작가가 서른 살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총 10명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선생님, 셰프,
유튜버, 대기업 근무 등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서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표현의 방식이 다를 뿐, 비슷한 성장 통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업해도 인생의 고민은 계속
된다는 것이다. 결혼과 사랑, 이직, 나만의 삶, 나의 행복, 고민과 불안감 등에 대한 다양한 삶의 여정 속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다르게
느끼는 의견들을 엿볼 수 있다.
‘서른이란 이것이다.’ 라는 질문이 모든 인터뷰에 있다. 이 중 가장 공감되는 대답은 리아의 ‘서른은 지나간다.’이다. 어릴
적부터 가정과 사회에서 ‘너희들은 특별한 존재야’라는 말을 듣고 살았는데 세상에 나가 보니 나는 그저 평범했다. 특별하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박탈감이 큰 것이다. 그래서 서른을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나도 서른은 사회가 정해놓은 물리적인 시간과 관념일 뿐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자유로워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서른이 봐도 좋고, 멋진 서른을 꿈꾸는 20대 사회 초년생의 책장에 슬며시 놓아두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