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이는 다정한 아이예요. 아, 저는 다정하다는 단어를 제일좋아해요. 나는 그걸 잊을 수 없을 거예요.
19•그도 다정했다. 다정하다는 것이 이토록 짙은 화상을 남길줄 알았더라면 함부로 끌어안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끌어안고간 모든 곳이 저온화상 상태다. 낮은 온도에서 오래도록 익은살은 회복도, 재생도 되지 않는다. 이 빙하 속에서 유일하게치유되지 않는 화상인 셈이다. 한 사람의 다정함에 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설산에서 화상 입은 몸을 끌어안고 사는 것.
한참을 쉬지 않고 떠들던 야자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결의심장이 든 가죽 주머니를 소중하게 끌어안더니, 금방이라도눈물을 흘릴 듯한, 아니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커다란 눈-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