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은희경의 세계

•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 은희경
• 2020-05-15

더 언급하기에도 입아픈 대작가 #은희경 의 아름다운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가 새 옷을 입고 다시 출간되었다🎊 예전에 도서관에서 너무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찬찬히 읽어보니까 또 새롭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은 <날씨와 생활>인데, 사실 처음엔 좋다기보단 무서웠다. 이 소설에 나오는 '나'가 나인 것 같아서... '나'는 망상이 생활화된 청소년이다. 부잣집 친부모가 찾아오는 상상, 최고의 성악가가 아이를 찾기 위해 지방 공연을 하는 상상을 하며 매일을 보낸다. 그런 '나'에게 세계 명작 전집의 미수금을 받기 위한 남자가 학교로 찾아오며 발생하는 이야기이다. 은희경의 탁월한 내면 묘사와 인물에 대한 날카롭고 세밀한 인식을 통해 은희경만의 캐릭터, 그러나 독자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탄생했다.

그리고 표제작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도, 나의 내면과 주인공의 생각이 너무나 똑같아서 섬뜩하기까지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인공은 다이어트에 성공했지만 나는 그대로라는 것... 당연히 여성 화자라고 생각했는데 남성 화자였던 점도 나의 허를 찔렀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그러나 지극히 소설같고 그래서 아름다운 은희경만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소설의 묶음. 게다가 신형철 평론가의 해설까지 안 읽어볼 수 없다...! 최고네요... 서평을 쓸 수 있게 책을 제공해주신 #창비 감사드립니다🙆‍♀️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