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다가 많은 자산운용사 대표분들의 장문의 추천사를 읽고 나서, 이 책은 시간을 두고 반복해서 읽으면 좋겠다 싶어 구입했다.최근 KCGI자산운용에 재직하고 계시는 임원분들의 인터뷰를 자주 접하게 됐고 자연스레 KCGI자산운용에 대해 관심이 생겼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산운용사에 몸 담게 된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투자 사례와 경험을 25가지로 정리했다. 최근의 인공지능 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까지의 경험담이 독자 입장에서 생생하게 다가온다. 사실, 이런 투자 경험을 기록하는 데에 있어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적인 투자 경험을 앞세우기 마련일 텐데, 저자는 오히려 실수와 실패 경험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기에 더 읽을 가치가 있지 않나 한다. 애플(AAPL)을 매우 낮은 가격에 매수했다가 스티브 잡스에서 팀 쿡으로 CEO가 교체되고 스티브 잡스의 부재와 기업 부진 이슈로 주가 폭락에 의한 손절 후에 더 비싸게 매수했던 경험, 2010년대에 셰일 혁명 이후로도 고유가가 지속될 거라고 판단해 원자재 시장에 비중 있게 투자했던 경험, 2010년대 후반 트럼프 정부 1기, 미중 무역 갈등 이후 중국 시장에서의 뼈아픈 투자 경험 등은 피부에 와 닿는다.
어떤 종목을 매수하는 이유나 원칙을 확실하게 다져둔 점도 참고할 가치가 있다. 저자는 워렌 버핏의 '가격 결정력'을 참고해 적어 두었는데, 어떤 기업이 상품 가격이나 구독료를 인상할 때 소비자의 반발이 적을수록 가격 결정력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저자는 몇십년간 영업이익률이 60%를 웃도는 기업 비자(Visa,V)를 생각한다. 글로벌 결제의 표준, 늘어나는 거래량에도 변하지 않는 인프라 비용, 자동으로 개선되는 수익성. 가격 결정력이 강한 기업(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쉽게 전가할 수 있는 기업)과 강한 브랜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기업으로 나는 코카콜라가 생각났다.
기업을 볼 때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우선적으로 본다는 것도 눈에 띈다. ROE는 주주가 맡긴 돈으로 그 회사가 1년간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 마진율, 두 번째로 자산회전율, 세 번째로 레버리지다. 높은 마진과 빠른 자산회전, 그리고 강한 브랜드 가치를 갖춘 회사에 있어 저자는 애플을 주목했다.
저자는 또한 어떤 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할 때, 그 기업이 어떤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중국의 한 은행에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그것은 비단 은행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신용 사이클에도 투자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처럼 어떤 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그 기업이 어떤 기반 위에 놓여있는가를 같이 판단해야 한다. 굉장히 중요한 통찰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저자는 거시경제 등을 꼼꼼하게 파악하기 위해 매 주 [The Economist]를 읽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 미국부채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금, 비트코인, 구리가 대체자산으로 주목받는 환경도 참고할 만하다. 셋, 특히 금과 비트코인은 유사해 보이지만 사실 역할이 좀 다르다는 데에 공감했다. 금을 먼저 살펴보자.
물가가 오를 때가 보통 세 가지 케이스가 있다. 1. 경기가 좋아서 오르는 물가. 이런 경우는 원유나 구리 같은 산업금속이 낫다. 경기에 직접 올라타는 자산이 더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2. 공급이 막혀서 오르는 물가. 2022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그렇다. 이때에도 물가는 올랐지만 금은 오르지 못했다. 3. 화폐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서 오르는 물가. 정부가 빚을 감당하려 계속 돈을 찍고, 사람들의 그 돈의 가치를 더 믿지 않는 국면. 이 세 가지 케이스에서 세 번째가 가장 금이 빛날 때이다. 비트코인은 금과 조금 다르다. 훨씬 젊고 변동성이 크고 제도적으로도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다시 보게 되기 시작한 이유는 금과 비슷한 맥락이다. 중앙은행과 통화, 국경을 넘는 자산 이동, 디지털 세대의 저장 수단이라는 질문이 있었다. 구리는 금, 비트코인과 다르다. 화폐의 대체가 아니라, 디지털 경제가 물리적으로 커질 때 필요한 금속이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전기가 중요하고, 전기를 보내려면 전력망이 중요하다. 그리고 전력망에는 구리가 들어간다.
책 제목처럼 buy, sold, hold. 이 세 가지가 마음에 깊이 남는다. 살 것인가, 팔 것인가, 버틸 것인가. 이 세 가지 행동과 원칙을 내 투자에 새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마친다. 투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이 책을 강력히 추천드리고 싶다. 최근 읽은 투자서 중에서 가장 뛰어난 축에 속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