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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묘한 겸손함을 느꼈다.
노교수가 평생 괴테를 연구하고 공부했음에도 결국 괴테의 전부를 다 알 수 없었던 것처럼, 사람은 어떤 대상이든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깊이 알면 알수록 더 넓고 낮선 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독인인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괴테가 말했다˝라는 표현을 인용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가 새롭다고 생각하는 문장이나 사상, 음악들조차 사실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존재하던 것들 위에 누군가의 해석과 감걱이 더해지고, 그것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며 새로운 의미로 이어져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같은 말도 누가 해석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뉘양스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은 곱씹어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다. 결국 최초의 의미조차 완벽하게 전달되기는 어렵고, 사람은 각자의 경험과 시선 안에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란 이와 비슷하다. 우리는 늘 정답을 찾으려 애쓰며 살아가지만, 어쩌면 삶에는 단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답을 찾는 목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스스로의 방식으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은 한 가지의 교훈은, 깊이 안다는 것은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앞으로도 책을 읽거나 누군가의 말을 들을때, 너무 빠른 판단을 하지 말고 나를 돌아보며, ‘나는 지금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구나‘ 라고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좋은 문장이나 생각을 만났을 때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내 언어로 다시 해석해보는 연습을 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쌓인 나만의 질문과 해석들이 결국 나의 삶을 조금 더 깊고 단단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결국 작가나 사상가는 어딘가에서 날아온 나뭇잎 한장으로 자신의 숲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잖아. 그렇다면 우리들 독자 쪽에서도 그 책중 한장의 사원을 짓지 않으면...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_스즈키 유이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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