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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내게 "너는 너무 혼자 있는 걸 잘 견디는 사람이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웃었다.
잘 견딘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혼자 있을 때는 고독을 흠뻑 즐기다가도, 또 어느 순간 사람들의 목소리가 간절히 듣고 싶어지기도 하니까. 고독은 피할 수도, 완전히 가질 수도 없는 존재였다. 곁에 있지만 완전히 소유할 수는없는, 마치 사랑처럼.
가끔은 아무 옵션도 없는 순간이 가장 강렬한 행복을준다. 계획도 없고, 대안도 없는 상황 속에 비로소 집중할수 있는 시간이 있다. 모든 걸 가진 순간보다 하나도 가지지 않은 순간이 더 달콤하다는 것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됐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지만 결국 가지지 못한아쉬움의 빈자리조차, 나에게는 묘한 위로가 되어 있었다.
이따금 찾아오는 행복에 대해 나는 너무 섣불리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조심스럽게 ‘좋아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행복이라 부르는 순간 손가락 사이로 전부 빠져나갈 것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좋아하는 마음을 천천히 늘려가며바라보는 것. 그게 내가 나를 위로하는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닐까
지금의 나는 멀리서 보면 헤매고 비틀거리는 중일지도모른다. 하지만 먼 훗날 이 순간을 돌아본다면 모든 흔들림도, 뒷걸음질도 그럴듯한 비행이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금을 그저 걸어보기로 한다. 혼자서, 묵묵히, 때로는 조금 비틀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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