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양쪽 다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구글플러스나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그룹으로 나누고,
당연하다는 듯이 누구에게 나의 어떤 면을 보여줄지를 조절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인터넷 등장 초기에 벌어졌던 실제 인격과 인터넷 인격의 진위 논쟁이 바보스러운 얘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집요하게 들리겠지만, ‘개인‘이 갖고 있는 여러 얼굴이 이렇게 처음으로 명백하게 드러났을 때, 우리 사회는 아무래도 그것을 이면에 숨겨진얼굴이니 이중인격이니 운운하며 이러쿵저러쿵 부정적으로 탐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경향은 현재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가장 상세하게 아는 음악가는 소설 주인공으로도삼았던 쇼팽이고, 가장 많이 즐겨 듣는 음악은 마일스 데이비스다. 그 사람과 메탈 담화로 분위기가 고조된 이유는그것이 공통 화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쇼팽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쇼팽 얘기를 나누고, 마일스를 좋아하는 사람과는마일스 얘기를 나누는 게 즐겁다.
나는 그의 앞에서 드러났던 내 모습을 ‘진정한‘ 나라고주장하며 본질을 규정하려 드는 그의 태도가 거북했다.
나에게는 그가 모르는 더 많은 다른 얼굴들이 있다. 물론그의 앞에서 한 얘기는 모두 ‘진짜‘다. 하지만 클래식을 좋아하는 나도, 재즈를 좋아하는 나도 진짜이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