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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이 글을 쓰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사적인 감정이 작용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볍고 단순해지려는 사심이 있었다. 무겁고 복잡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봤을것이다. 때로 그 가벼움과 단순함이, 마치 어느 잠 안 오는 새벽창문을 열었을 때의 서늘한 공기처럼, 삶이 우리의 정면에만 놓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는 것을 신념을 구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일상이 지속된다는 것이야말로 새삼스업고도 소중한 일임을
있었다. 폴 매카트니가 내레이터로 참여한 <도살장의 벽이유리로 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될 것이다>라는 영상을 본 뒤였다. 다큐멘터리 영화 <조지해리슨>에는한 친구가 폴 매카트니에게 ‘환경주의자가 가죽 점퍼를 입었어?‘라고 놀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자신의점퍼를 새삼스럽게 내려다보는 폴 매카트니의 표정. 그때에도 나는 내 현관에 걸려 있는 구둣주걱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혹은 남들이 살아온 방식을 무심히 답습하는 태도가 때로 편협하고 안이한 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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