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을 사랑하는 사람들
omertaspeaks 2023/10/2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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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 한정 도서부
- 연여름
- 11,700원 (10%↓
650) - 2023-10-11
: 1,303
최근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도서관들이 문을 닫고 관련 예산이 삭감된다는 소식이 이어진다. 일찍이 “나는 늘 천국이 있다면 그곳은 일종의 도서관일 거라 상상했다”라던 보르헤스의 말 대로라면, 우리는 천국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선지 모든 페이지, 모든 문장마다 도서관을 향한 애정이 묻어나는 연여름 작가님의 <2학기 한정 도서부>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서 교사의 계획적인 강요에 가까운 권유에 따라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중3 도하는 한적한 도서관에서 마음이 편해지는 아웃사이더다. 연여름 작가님은 이 길지 않은 단편에 몇 개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겹쳐 두었다. 그 중 한 줄기가 바로 이런 성격의 도하가 이전 학교에서 겪었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걸음을 내딛는 성장 스토리다. 도하는 어쩌다 혼을 보는 재능을 갖게 되었고, 무슨 일이 있었길래 유급과 전학을 하게 된 걸까.
이 성장 스토리에 흥미를 배가시키는 건 사물함에서 발견된 수수께끼의 포스트잇 메모를 둘러싼 미스터리 요소다. 알쏭달쏭한 내용의 메모를 학생들 사물함에 넣은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왜 그런 일을 한 걸까. 손글씨의 주인을 찾으려는 도하의 계책은 재미있고, 메모에 얽힌 사연은 감동적이며, 사연의 주인공을 돕는 장면은 짜릿하다.
고민 많고 변화하는 모습의 도하와 달리 싱거울 정도로 엉뚱한 캐릭터의 수정, 그리고 끝내 베일을 완전히 벗지 않는 사서 교사. 세 명의 합이 세발자전거처럼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끌고간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이들은 비포장도로를 신나게 달려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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