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돌아보면 가계부, 돈관리에 관한 책을 한 세권 정도 읽었다.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돈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에 스스로 관리해보자는 마음에 알아보게 된 것 같다.
제일 처음 읽었던 책은 굉장히 두꺼웠다. 소설 형식의 주인공이 돈관리 못하면서 배워가는 내용.
그리고 뒤로 갈수록 투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 처음 보는 단어들과 이해가 가지 않는 상품설명 등으로 그닥 크게 도움이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애초에 은행 적금이나 ㅇㅇㅇ상품 투자 같은건 잘 모르겠기도 하고..
그 다음에 읽었던 책은 가계부 정리에 대한 책이었다. 어떻게 가계부를 잘 정리하고 습관화하는지, 목돈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예적금을 하는지 등등...
가계부 관리에는 도움이 좀 됐지만, 목돈을 모으기...라.... ?
딱 거기까지의 책이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표지에 들어간 문구가 맘에 들었다.
"먹을 것 못 먹고 입을 것 못 입는 몹쓸 절약, 영혼을 갈아 넣은 몹쓸 저축은 이제 그만 !"
앗, 이거야..! 싶어서 책을 촤라락 폈다.
돈 관리를 하는 이유와 소비에 대한 생각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짧은 만족감을 주는 허세를 위한 소비는 잘 하지 않는다.
내가 정말 필요하고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만족감이 긴 소비를 주로 하는 편이다. (가끔 실패하기도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적인 소비는 필요하며,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연봉이나 재산에 대한 인식은 없어져야 한다. 앞 쪽에 나오는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된 글들은 우리 세대의 시각으로 돈관리에 대한 의견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돈 관리 부분으로 보면, 다른 가계부들과는 다른 분류방식이다.
분류 카테고리를 확 줄였다.
항상 카테고리가 너무 많아서 또는 이런 분류법이 무슨 도움이 되나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조금씩 비슷하게 고쳐가며 써왔는데, 이 방법은 너무 맘에 들었다 !
'나'를 기준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분류하기 때문에 내 삶에 이어지는 느낌이 좋았다.
바로 가계부에 적용시키기로 했다.
이제 곧 한 달이 다 되어가서 가계부 정리를 다시 해야할 때가 됐다.
가계부는 한번에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 세 달 정도 흐름을 파악해야 관리가 되기 때문에 매달 이 책을 다시 살펴보게 될 것 같다. 꾸준한 관리와 저축 등에 대한 이야기가 뒤에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소비를 하는 마음가짐, 왜 소비를 많이 하는지 자문했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나의 자존감과 심리상태에 따라 소비라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부분도 있다.
보통의 가계부들에 나오지 않는 접근이어서 (심리책에는 많이 나옴) 마지막 파트까지 재밌게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