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캐릭터가
이모티콘으로 대박날 수도 있지 않을까?
요샌 낙서 같은 이모티콘도 팔리던데,
나도 잘만 하면....
이런 생각, 낙서 좀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치밀하고 완성도 있는 그림만 이모티콘이 되고 캐릭터 상품이 되어서 팔린다고 다들 생각했다.
그런데 요샌 어딘가 나사 빠진듯한(?) 그림이 이모티콘이나 스티커로 팔린다.
어설프게 그린 듯한데 뭔가 정감이 있다. 마치 완벽하지 않은 나처럼, 완벽하지 않은 이모티콘은 재미와 함께 어딘가 마음에 위안을 주는 맛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이모티콘들이 그냥 뚝딱 나왔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또한 뚝딱 돈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캐릭터 생존전략 34>는 진실을 말한다.
내가 얼마나 많이 떨어져서
이만큼 붙었는지 사람들은 모를 걸?
어느 플랫폼에서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이모티콘을 뽑고, 또 돈은 얼마나 벌리는지 까발린 책이 있을까? 어느 업계의 책이든 그런 솔직한 책은 잘 없다.
<캐릭터 생존전략 34>은 잔인할 만큼(?) 투명하게 모든 걸 밝힌다. 업계에 입문하려는 사람에게는 참 고마운 일이고 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어중간한 마음으로 수익을 꿈꾸는 몽상가들을 정신차리게 해 주는 따끔한 일침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서 이모티콘이 플랫폼에 뽑히고 수익화가 되는지 알고 나면 섣불리 내 낙서로 돈을 벌 생각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남들이 어려워서 안 하는 걸 하면 내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감내할 자신이 있다면, 이 책의 가이드를 따라 뛰어들어보길 바란다.
<캐릭터 생존전략 34>의 전반부는 이모티콘으로 수익화를 노리는 캐릭터 작가들 뿐 아니라 모든 창작자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 잔뜩 적혀있다. 그 중에 몇 가지 정말 뼈에 박히는 말들이 있었다.
떨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해요.
19p
너 같으면 사겠냐?
29p
누구한테 사랑받을 거냐, 누구한테 팔 거냐, 그걸 먼저 생각하고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29p
팔아서 돈을 벌려면 기획은 필수입니다. 타깃을 모르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요.
30p
명쾌한 답을 내놔야 합니다. 그림이 누구에게, 왜, 어떻게 매력적인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어야 해요.
31p
웹툰을 그리든 웹소설을 쓰든, 이모티콘을 만들든 캐릭터를 만들든, 돈을 받고 팔고 싶다면 타깃이 명확해야 하고, 또한 광범위해서는 안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정말로 내 상품을 사 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뭘 좋아할지 어떻게 해야 팔릴지 열심히 탐구하라는 것이다.
그러려면 방구석에서만 글쓰고 그리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작가는 그래서 망한다고 저자는 단적으로 말한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세요.
32p
내 세상에만 틀어박혀 있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 밖에 모르게 된다. (심지어는 내가 좋아하는 게 좋아하는 것이 맞는지 모호해지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타인에게 팔고 싶다면 타인을 알아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많은 작가들이 이를 어렵다고 피하거나 등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깃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이모티콘에 얼마나 흥미를 갖고 있느냐'라고 한다. 하긴, 내가 재미와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창작은 계속 할 수 없는 법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창작을 하는 것이고, 창작을 해야 소비자도 있는 법이다.
즉, 타깃을 연구하되 나만의 스타일을 갈고닦고 흥미를 잃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심사에 떨어져도 계속 시도하는 의지와 노력이 필수다.
되도록 남의 걸 자주 봐야 발전해요.
79p
돈을 쓰긴 싫고 벌고만 싶어하는 작가지망생들이 있다. 하지만 시장을 모르고, 다른 작품이나 상품을 모르고 어떻게 내 작품이 좋은 줄 안단 말인가? 이래서 창작자는 '인풋'이 중요하다. (나 또한 시간이 갈수록 인풋의 격차가 느껴진다.)
물건을 많이 사본 사람이 작가로서도 활동을 잘하는 것 같아요. '덕후'의 마음을 읽어야 '덕후'가 사고 싶은 걸 만들 수 있어요.
81p
<캐릭터 생존전략 34>의 저자는 6명인데, 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게 있다. 밖으로 나가라는 것이다. 남들이 안하는, 기피하는 노력을 기울이라고 한다. 사람에게 팔려면 사람을 알아야 하고 또 만나야 한다.
또 하나 어려운 것, 그러나 꼭 해야하는 일이 있다. 바로 내가 만든 창작물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그리거나 만들고, 내 눈에 예쁘고 귀여워서 캐릭터로 만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창작자는 그림만 잘 그리기보다 자신이 전하려는 감성이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이를 어떤 상품으로 연결해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해요.
다시 말해 상품을 기획하려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내 콘텐츠가 담고 있는 감성과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 해요.
174~175p
이 책은 정말 진실만을 말한다. 어중간하게 발을 들이려는 사람의 정수박이 찬물을 시원하게 들이부어 준다.
이 책은 철저히 캐릭터 산업에 대한 이야기다. 이모티콘, 캐릭터가 새겨진 상품 판매, 굿즈 등 IP(지적재산권)를 이용한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있거나 이미 뛰어든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저자는 라이선싱에 관련된 용어나 개념을 명확히 정리해준다. 이런 실무에서 쓰이는 생생한 정보를 어느 책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을까? 심지어 계약서 쓰는 법까지 확실하게, 자세하게, 이런 항목, 저런 항목을 넣으라고까지 알려준다.
이 책, 정말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상품화를 하려는 사람들에겐 필독서다. 업계에서 로열티를 정하는 관행, 작가가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 관행 같은 것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짚어주니 꼭 체크해보자.
창작자들이 계약서를 쓸 때 참고할 만한 부분이 있어 인용해 본다.
계약서는 길수록 좋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다 쓰셔도 됩니다. 멋지게 쓰지 않아도 돼요. 말하는 것처럼 쉽게 쓰세요.
모든 일이 그렇지만 계약할 때, 계약서의 초안은 내 손에서 먼저 나가야 합니다. 상대편에서 받으면 안 돼요. 이건 모든 상거래의 기본이니 명심하세요.
233p
이 책은 작다. 그리고 가볍다. 그래서 들고다니기 좋다. 종이는 새하얗고 미끌미끌한 재질이 아니라 두껍고 실용적이다. 그래서 줄긋고 형광펜 칠하기에도 좋다. 줄 칠 부분이 너무 많으니 딱 알맞다.
내용은 묵직하지만 무게는 가볍고 가격도 싸다. 덕지덕지 디자인도 없이 표지도 깔끔. 그야말로 실용 그 자체인 책이다. 군더더기 없는 내용,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이 업계에서 성공해보고 싶은 사람, 수익을 올리고 싶은 사람, 업계의 민낯을 보고 싶은 사람, 실무가 궁금한 사람, 또 이미 실무에 있거나 업계에 있지만 요령이 부족하거나 관련 지식이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정말 유용한 내용만 가득하다. 추천, 추천, 또 추천하는 바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