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 비행운을 읽고
‘힘든 건 불행한 게 아니라 행복을 기다리는 게 지겨웠다‘는 이 책 속 대사처럼 비행운은 불운이 겹치고 또 겹쳐 행복을 꿈꾸기 조차 버거운 사람들의 이야기들를 엮은 책이다.
그녀의 단편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독자로서 읽는 내내 탐복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너무 리얼한 현실 묘사에 불편해지기도 했다. 마지막 단편 (서른)에선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로 비참한 현실에 나조차도 우울해질 정도였으니.
역시 그 전 단편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처럼 그녀 특유의 감성에 감각적인 글맵시가 더해져 단편 한 편, 한 편에 완성도를 높인다. 그리고 각기 다른 스토리들이 결국 하나로 묶여 하나의 장편을 본 느낌이 들 정도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책을 읽고 나자마자 또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몇 안 되는 작가, 김애란. 30대에 들어선 그녀의 40대, 50대, 60대... 오래오래 그녀의 작품이 읽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