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나무 그늘이 생각나는 책
novin 2008/08/18 12:43
novin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더운 여름엔 아무래도 글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너무 무겁지 않은 읽을 거리를 찾다가 신미식씨의 새로운 책이 나온 걸 알았다.
그의 책은 이전에 두어권 본 적이 있어 낯이 익다.
이번 책은 어느 한 두 군데 여행지의 것이 아니라,
그가 밟아온 세계 여러곳의 사진과 그 여행들에 관한 글이 실려 있다.
일단 다양하고 풍성한 느낌이 들어 선뜻 집어들었다.
아무래도 이런 책들의 미덕은 훌훌 떠나기 힘든 나 같은 이들에게
먼 곳의 냄새와 빛깔을 그대로 전해주는 것일 것이다.
아무래도 여러권의 여행에세이를 내놓으며 검증된
그의 사진들이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한다.
이전의 책들에서 기억에 남는 사진들은 주로 제3세계 아이들 사진이었다.
그 해맑은 눈빛들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이번 책엔 아이들 사진 뿐 아니라 '결정적 순간'을 담은 사진들도
여럿 실려 있어 보는 눈이 즐겁다.
흔히 하는 얘기로 여행은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고 한다.
저자는 여행이 직업이라 할 정도로 여행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 뿐 아니라 글줄 틈틈이에 담긴 생각도 여유롭고 진중하다.
요즘 흔히 보이듯 사진에 그냥 그럴듯 하게 붙인 글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 켜켜이 퇴적된 저자의 여행론이 진득하게 전해진다.
여행 에세이들이 참 많이 나오는 요즘.
그래서 다양한 시각으로 접한 해외 여행지의 정취를 쉬 접할 수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간혹 검증되지 않은 글과 사진이 실린 책을 집어들면
그만한 낭패가 없다. 특히 이런 책들은 부피에 비해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미식씨의 새 책은 반갑다.
마치 매미울음 창랑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호젓한 시간을 보낸 기분이 든다.
덧글) 그의 마다가스카르 여행기 표지사진에 실린 여자아이를
다시 만나기 위해 사흘을 걸려 찾아간 이야기는
늘 그냥 한번 스치고 마는 여행자였던 나를 돌아보게 했다.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