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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유키의 한뼘 성장
  • 거리로 나온 미술관
  • 손영옥
  • 15,120원 (10%840)
  • 2022-01-17
  • : 272


관찰력이 없는 편이라 주변에 큰 관심을 두고 다니지 않았다. 

그러다 미술작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시선에 사로잡히는 작품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끔씩 길을 걷다 커다란 장식물들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생각한 적도 있는데 모든 것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아이 체험 활동 덕분에 종로 거리를 자주 다녔었다. 걷는 길 사이 흥국 생명 빌딩 앞에 있는 <해머링 맨>을 보고 아이와 멋있다고 감탄한 적이 있었다. 이 작품의 이름이 <해머링 맨>이란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그 날 아이와 나는 그 작품이 눈에 들어와 좀 더 지켜서서 보고 싶었지만 목적지가 정해져 있던 발걸음이었기에 아이아빠는 서둘러 갈 길을 재촉했었다.

만약 그 자리에 멈춰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었더라도 작품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었을까?

아이와 미술관이나 전시회장을 찾아가 여러 작품을 보는 것을 즐겨한다.

도슨트 해설이나 오디오 해설을 들으며 제대로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를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데, 실제로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작품들에서는 이런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눈에 띄는 멋진 작품들이 왕왕 있어도, 애써 작품에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기 전에는 그 작품이 품고 있는 뜻을 제대로 알기는 쉽지 않다.

작가는 이런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거리예술 안내서가 되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이 책은 단순히 거리에 있는 작품들에 대한 해설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프롤로그에서 부터 거리 조형물의 유형이라던가 공공문화에 대한 설명 등 이론적인 해설도 담고 있고, 뿐만 아니라 이런 미술과 건축물을 통해 한국 션대사의 뒷모습도 자연스레 알 수 있게 구성하였다.

자주 가 보았던 세종문화회관과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상에 숨겨진 의도를 미리 알았더라면 그 앞에 멈춰 서 있을 때 스치던 생각이 달랐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 유행이 좀 잠잠해지면 이 책에서 소개된 작품들이 있는 그 곳들을 한 곳씩 방문해 보고 싶다.

각각의 소개된 작품들 중에서 이미 보았던 것이나 관심있는 작품부터 골라보려 시도하였다.

사실은 첫 작품으로 소개된 김병호 조각가의 <조용한 증식>이 크게 시선을 사로잡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추상적인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그런데 작품 설명 내용을 보면서 소개된 작품이 새롭게 다가왔다. 잔디밭 접근 금지 구역으로 바뀌기 전 이 조각물이 있는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 부러워지기까지 했다. 

무언가를 표현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그들의 메세지를 알아차림 하는 것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만 부담스런 공부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지식들이 재미있었다.

궁금했던 <해머링 맨> 작품 중 우리나라의 것이 가장 크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물론 건물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라 소개되었지만 다시 한번 해머링 맨을 보러 가 봐야겠다.

해머링 맨의 작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또 다른 작품들이 소개되었는데 작품 속에 담고 있는 메세지를 알고 보니 귀뚜라미 본사 건물도 가 보고 싶었다.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용어가 나와 잠시 멈춰 찾아보게 된다. 모르고 넘어가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책을 읽다 보면 알고 싶다는 생각에 휩쓸리게 된다.

상식이 딸리는 나로서는 노마드나 파사드 정도의 용어도 찾아보아야했다. 그리고 키네틱아트도 궁금하여 찾아보았는데, 우리집에 홀로 열심히 돌고 있는 진자 운동을 하고 있는 저 장식물이 키네틱아트였구나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왔다.

거창하게 멀리서 미술전을 찾아야만 하는 것이 아닌 이미 우리 일상에 함께 하고 있는 미술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당장 작품을 보러 떠날 수 없다 하여도 책 속에 국민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신문 연재를 위해 찍어준 사진들이 담겨 있어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다.

하루 빠리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음 좋겠다. 따뜻한 봄이 오면 둘러 보고 싶은 곳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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