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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유키의 한뼘 성장
  • 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 헨리 데이비드 소로
  • 10,350원 (10%570)
  • 2021-12-01
  • : 4,697

 

어느 책에선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을 발견하고 연계독서로 한번쯤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소로/시민 불복종, 나에게 고전은 이런 형태의 낯익음으로 자리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창시절 관심을 갖고 읽었더라면 지금보다 좀 더 괜찮은 사람으로 살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한 권 한 권의 고전을 읽으며 나름의 성찰이란 것을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 시민 불복종은 제목이라도 익숙했었지만 월든은 정말 생소한 제목이었다.

그런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유명한 대표작이 <월든>이라 하고 법정 스님이 사랑했던 작품이란 것에 나의 무지가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시민 불복종>의 짧은 분량에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이 짧은 분량에 여러 사상가들이 영감을 얻어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물질 만능 주의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연을 그리워하거나 꿈꾸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래서 자꾸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살고 싶어하는 남편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려웠고, 자연은 가끔 힐링을 꿈꿀 여행지로 찾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였다.

하버드를 졸업하고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는 이십대의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월든 호수 옆 숲속으로 들어가 생활을 하겠노라 한 점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물론 평생을 그리 산 것도 아니고 월든이란 호수가 무인도처럼 아주 외진 곳은 아니었지만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자유에 대한 생각을 본인의 일상을 소개해 주는 글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아마도 이 책을 너무도 좋아했던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이 작품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였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번역의 힘인지 아니면 40대라는 내 나이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전문 사진작가 허버트 웬델 글리슨이 소로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찍은 66장의 사진을 본문 순서에 맞게 배치해 두었기에 더욱 이해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현대지성 클래식의 매력은 해제에 있지 않던가. 해제를 읽다보니 내 읽기의 가벼움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소로를 비롯 당시 시대적 배경과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소로의 철학에 영향을 준 부분이 유교였다는 점이다. 우리는 요즘 유교 때문에 악영향을 받은 것처럼 탓하기 급급하기도 한데 되려 서양의 철학에서 동양의 철학을 발견하고 고뇌하는 장면을 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치에 대해 너무도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생활의 간소화,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고자 하지만 매번 실패하게 되는 부분이다.

소로가 말하는 월든의 삶은 정말 바람직한 이상향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는 것 같지만 실천의 한걔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행동으로 옮긴 작가의 실행력이 있었기에 이 글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다.

<시민 불복종>에서 말하고 있는 개인의 힘에 대해 현재의 국민으로서의 나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 정부에 복종하고 이에 부합하지 않으면 저항하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 나 하나쯤이야, 아니면 나 혼자 그렇게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나로서는 무척 뜨끔한 대목이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인생고전이라 하는지 알 것 같다.

아직 선거권은 없지만 정치와 정부에 조금씩 관심 갖는 아이에게 네거티브로 물든 현재의 모습을 먼저 접하기 전에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 추천해 주고 싶다.

때마침 겨울 방학이 머지 않았기에 아이의 책장에 슬그머니 꽂아두어야겠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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