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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유키의 한뼘 성장
에밀
현명한유키  2021/12/22 19:04
  • 에밀
  • 장 자크 루소
  • 8,010원 (10%440)
  • 2021-12-03
  • : 1,042

 


아주 오래전 교육학 공부를 위해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루소의 <에밀>을 읽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루소는 <에밀><사회계약론>이라는 이름과 저서제목만 기억할 뿐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게다가 그림을 보면서 앙리 루소와 장자크 루소가 다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루소란 이름만 보면서 동일인일까 하는 무지함도 지니고 있었다.

에밀, 참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를 담고 있는 글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수많은 육아서를 섭렵했다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볼 생각은 왜 못했을까? 참으로 낯익게 들려오는 프뢰벨과 페스탈로치, 듀이 또한 루소의 영향을 받아 교육론을 완성 시켰다 하였는데, 근원이 된 이 책을 때에 맞춰 읽어보았더라면 과연 나는 어떤 영향을 받고 나의 아이를 키우는데 적용했을지 사뭇 궁금해 지기도 한다.

루소는 <에밀>을 자신의 저서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중요한 저서라고 꼽았다고 한다. 루소 하면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생각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에밀인 것 같다. 

총 5부로 되어있는 <에밀>이지만 이 책에서는 1부만 번역되어 다루고 있고 나머지 부분은 해제를 통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방대한 내용에 비해 담고 있는 소재의 분량이 적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렇게 축약된 책으로 접하는 것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밀의 성장기를 다룬 이 책의 내용에는 정치, 종교,. 육아상식,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런 교육론을 쓴 루소가 정작 자신의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시대적 배경과 나름의 사정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이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이 사람이 쓴 이 책에 담긴 교육론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1부에서 다루고 있는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읽으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냈을까 싶었다.

독서를 재앙이라 부르는 루소의 말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집착했던 부분이 독서였는데, 유년기의 아이들 스스로 글자를 읽기 전에 독서를 강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인 것 같다. 감각을 기르는 활동에 집중하기를 중요시하였는데 교육은 지식을 얻는 것보다 지식을 얻는 도구인 신체 기관을 연마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가 어렸을 떄 소근육 발달을 시켜야 한다고 몬테소리 교구나 프뢰벨 교구에 집착했던 적이 있었는데 루소의 영향이 있었나보다.  루소는 행복의 가치를 재능에 비해 지나치게 큰 욕망을 줄이는데 있다고 보았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고통을 당하는 경우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할 수 있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했다. 아동기에는 마음껏 달리고 뛰어놀 수 있는 시간과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건강하게만 자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현명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말 이상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키우고 싶었지만 절대 실천할 수 없었던 지금도 마음 한켠에서는 너무도 바라는 일이지만 시간을 되돌린다 하더라도 용기내지 못하는 양육법이다. 모든 것은 늦을 수록 이익이 된다는 말에 공감한다. 뭐든지 빨리빨리 조기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아이에게 조급한 시간만을 경험하게 하지 않았나 싶은 후회가 되는 것은 시간이 흐르고 보니 모든 것이 부질없었기 때문이다.

소년기가 된 아이에게 여전히 독서를 강조하고 있는데 책보다는 체험을 강조하고 있다. 맞는 말이지만 현실의 청소년들에게는 실천이 절대적으로 어려운 문장이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는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었는데 이러한 말이 나온 것을 보면 몇 백년 전의 이야기지만 오늘날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 자기 스스로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라는 말에도 공감되었다.

프랑스 물리학자 앙페르처럼 <에밀>에서 소개된 방식대로 아이들을 키우려는 시도가 셀 수 없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세상에 이름을 남긴 사람이 되었으니 이 양육방법에 대한 신뢰가 쌓이기도 하였지만 루소가 자신의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아이들을 교육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자녀 교육에 관심있는 사람 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담고 있는 내용이 어렵지 않으나 생각할 거리가 있고, 분량이 많지 않아서 쉽게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천에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고 시대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란 점에서는 완전 동의하게 된다.

다시 어렵다고 느껴지는 아이 교육에 있어서 기다림과 관망, 비교금지, 고통 경험, 결핍체험, 기술 체득 등  실천에 필요한 여러 덕목들을 메모하게 되었다. 결국 중용인가보다. 적당함.

나의 아이가 바라는 행복한 삶,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부모로서의 마음을 다잡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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