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내 생각과 완전 똑같단 생각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었다.
작가는 어떤 동화에서 한 줄기 위로를 받았을까 궁금했었는데 책 목록을 보고 너무도 반가웠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세계 명작 동화 전집을 선물해 주셨지만 나는 책 읽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어린애였다. 세계 명작 동화는 주로 텔레비젼 만화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았고 대다수 이야기는 줄거리 정도만 숙지하고 있을 뿐 정독을 했던 기억이 없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동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림책의 매력도 그러하지만 내가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화를 다시 읽게 된 순간의 깨달음은 동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성인이 된 후 읽은 동화는 나를 제대로 바라볼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어릴 적 읽은 동화가 줄거리와 교훈 위주의 익힘에 그쳤다면 성인이 된 이후의 동화읽기는 어린이와 어른의 입장 모두에 공감하면서 조금더 작가의 메세지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울림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동화의 매력에 빠진 후 가끔 독서모임에서 동화를 선정하여 함께 읽기도 하였다.
이 책은 각각의 주제별로 다섯 파트로 나누어 25편의 작품을 소개해 주고 있다. 작품의 인상깊은 명문장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320문장이나 된다.
<샬롯의 거미줄><크리스마스 캐럴><나의라임 오렌지 나무><비밀의 화원><모모><버드나무에 부는 바람><키다리 아저씨> 등 이 책속에 나온 대다수의 작품들을 성인이 된 후에 다시 읽어보았다. 읽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작품도 있었고, 다 읽고 난 후 여운을 길게 느꼈던 작품도 있었다.루리의 <긴긴밤>이란 작품은 제목조차 생소하게 다가왔는데 소개된 내용을 읽으면서 꼭 읽어보겠노라 도서목록에 저장해 두기도 하였다.
간단한 등장인물과 내용 소개 후 인상깊은 문장들 소개와 더불어 작품의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작가의 글쓰기가 편안한 위로로 다가왔다.
동화 자체가 품고 있는 힘이 있겠지만 이를 이서희 작가만의 필력으로 다시 재구성해 전달해 준 이 책의 힘은 또 다른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작가가 직접 동화 속 한 줄 명언으로 위로 받았던 본인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 진심이 전달된 것이라 생각된다.
작가 소개도 잊지 않고 챙겨주어 좋았다.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작품의 메세지와 관련된 질문에 답을 적을 공간이 있다.
타인의 글을 읽고 메세지를 전달받고 깨닫고 생각하는 작업은 항상 뿌듯함을 안겨주지만 나를 드러내는 글을 써야할 때는 여전히 주저거리게 된다. 나에게 적용점을 찾아보라 아이에게 권하면서도 정작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를 어려워 하는 것 같다. 자신에 대한 자신이 없는 것일까?
정채봉의 <오세암>을 읽고 난 후 질문이 스스로 욕심이라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였다. 욕심이 있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는 깨달음을 요즘 새삼 느끼면서 아이에게 욕심을 가지라고 말하였더니 아이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욕심부리면 안된다고 유치원이나 집에서 교육시켜 놓고 이제와서 욕심 가지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너무 어렵다는 것이었다. 맞는 말이기에 서로 얼굴을 보면서 웃어버렸지만 욕심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슨 욕심이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 그런것일까?
읽었던 책들의 기억을 더듬고 다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어 좋았고 나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더 좋았다.
수록된 작품들이 정말 좋아서 청소년은 물론 지치고 위로받고 싶은 어른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