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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steve님의 서재
  • 여자의 재능은 왜 죄가 되었나
  • 유화열
  • 23,750원 (5%250)
  • 2022-02-10
  • : 111

미술에 관한 책은 꽤 즐겨 읽는 편이다. 미술서, 예술서라고 하나의 범주로 묶어 놓는다고 해도 서술 방식은 평전, 미시사, 통사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평전을 제일 좋아한다. 별 감흥이 없던 작품이라도 작가의 생애를 알고 나서 다시 볼 때 감동을 받는 일도 왕왕 있어왔다. 빈센트 반 고흐와 프리다 칼로가 특히 그랬다.

 

재작년부터 여성 예술가만을 다룬 책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혹은 잃어버렸던 여성 예술가들의 이야기. 여성 중에서 뛰어난 예술가가 아닌 남녀를 불문하고 뛰어난 예술가인 그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얼굴과 이름들. 하지만 이마저도 유럽, 북미 예술가 위주라는 사실은 우리의 시선이 얼마나 편중되어 왔는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여성 예술가 423명을 다룬 ‘위대한 여성 예술가’에 나온 예술가의 출신을 보면 유럽 205명, 북미 128명, 아시아 41명, 중남미 25명, 아프리카 17명, 오세아니아 5명 순이다. ‘여자의 재능은 왜 죄가 되었나’를 통해 우리는 중남미에서 활약한 여성 예술가 8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프리다 칼로가 멕시코, 그리고 중남미 전체를 대표하는 뛰어난 예술가인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여기엔 프리다 칼로뿐만 아니라 이렇게나 열정적이고 뛰어난 우리들이 있다고.

 

서평에서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열거하는 일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들의 드라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글보다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책으로나마) 보는 게 더 좋을 테니까. 책의 제목은 프리다 칼로와 같은 시기에 멕시코에서 활약한 예술가인 마리아 이스키에르도의 말에서 따왔다.


“여자로 태어나 재능을 갖는 것은 범죄다.”


그가 살았던 시대보다 1백년 가까이 흐른 지금, 과연 이 말은 흘러간 과거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여전히 우리에겐 더 많은 마리아가, 티나 모도티가, 아나 멘디에타가, 리지아 클라크가, 아멜레아 페라에스가, 아니타 말파티가, 타르실라 두 아마랄이 있다.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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