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년 전 '마션'이라는 영화가 대박을 쳤다. 화성에서 불의의 사고로 표류된 남자가 2년 가량 생존하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서는 <마션>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화성은 과거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온 행성이며 그간 수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 작품들의 주인공임을 소개하고 있다. 인류가 천문학을 만들어낸 이래로 화성이라는 내행성에 얼마나 관심이 많았는지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까?' 가 이 책의 공통적 주제임을 이해한다면 여러가지의 챕터들은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물, 식물, 엽록소 등 많은 과학자들이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담겨있었다. 과학 전문 용어는 낯설고 어렵기만 했지만, 지구 외의 행성에서 어떤 가능성을 찾기 위한 여정은 숭고하게까지 느껴진다.

내게는 '지난 40억 년 동안 화성에서는 대양 하나 만큼의 물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초등학생 무렵 화성의 표면에 물이 흘렀던 흔적이 남아있으며 그로 인해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가설이 대두된 것임을 과학 관련 도서에서 접했었지만, 이토록 많은 양의 물이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기 때문이다. <마스>의 저자는 여전히 화성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놀랍게도 이 만큼의 물이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미약한 형태이긴 하지만 식물이 있었음을 논의하는 담론이 펼쳐지는 장 역시 매우 흥미롭다. 생명체라는 것이 이렇게 탄생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새삼 신과 인간에 대한 찬사를 보내게 된다. 화성의 물이 우주로 빠져 나간 것이 아니라 아직 남아있을지 모르는 표면 아래로 사라진 것이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