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 부부(황보름)』
m1ya00ng 2026/06/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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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윗집 부부(황보름)』
사람들은 종종 과거와 미래가 없는것처럼 군다. 자신에게 철없던 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자신도 언젠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에서 낙오될 날이 오리란 것을 마치 모르는 것처럼 살아간다. 우리는 로딩되자마자 나이가 지정되는 게임 속 NPC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살아간다. 병들며 살아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상처와 병을 주며 살아간다. 『윗집 부부』는 그런 사회상이 반영된 소설이다. '경직'은 젊은 사람들을 이해할 생각이 없고, 젊은 사람들도 '경직'과 같은 나이 든 사람들을 이해할 생각이 없다. 서로가 서로를 사회에 필요없는 존재로 여기고 있다.
에릭슨의 발달 단계에 따르면 경직은 자아통합 대 절망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 삶이 전체적으로 의미가 있고 통합된 것으로 인식할지, 후회와 미련으로 가득 찬 실패로 느낄지의 갈등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책의 내용을 미루어 보아 경직은 절망 쪽에 더 가까운 상태로 판단된다. 사람이 어느날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것은 현재가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퇴행하고 싶을 때 사람들은 과거를 떠올린다.
그랬던 경직이 달라질 때가 있다. 윗집 남자, 가을을 만났을 때. 독자인 내가 봐도 가을과 함께 한다면 즐거울 것 같은데 경직의 입장에서는 어떨지 짐작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경직은 가을을 만날 때, 가을의 미소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 같다. 가을을 거듭 만날수록 경직은 세상과 본인에 대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경직은 자아통합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더이상 저출산을 해결함으로써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그 자체로 사회에 쓸모가 있음을, 또는 자신이 한 모든 것들이 쓸모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가을이 필요하다. 서로 자기주장이 강한 두 계절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연결시켜주는 그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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