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감성으로 쓴 동화라서 특별한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된 그림책입니다.
기대만큼 뭉클한 마음과 잔잔한 감동을 받았어요.

교장 선생님은 쓰레기장 옆에서 몽당연필을 주웠습니다.
흙 속에 반쯤이나 묻힌 까만 몽당연필이었지요.
수돗물로 깨끗이 씻어 부러진 심을 잘 깎아주었습니다.
볼펜 깍지에 꽂아서 쓰면 아주 좋겠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에서
검소함을 느낄 수 있었지요.
그런데 그런 몽당연필이 필통 한 가득입니다.
교장선생님은 어떤 추억이 있길래
몽당연필을 한 가득 모으실까요?
이야기는 교장선생님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외할머니와 둘이서 사는 아이.
대문도 울타리도 없는 오막살이 초가집은
풍족하지 않았던 어린시절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연필이 너무 닳아 글씨가 쓸 수 없으니 연필 하나만 사 달라는 아이의 말이.
물질적으로 너무나 풍요로운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만합니다.
책을 읽어주다말고 이 시절의 가난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연필과 바꾸라며 달걀 하나를 쥐여줍니다.
아. 어쩌면. 어쩐지. 아슬아슬합니다.
슬픈 예감은 왜 틀리질 않는건지..
아이는 그만 달걀을 떨어뜨리고 말지요.

아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아이의 어려운 사정을 알기에
내 마음이 깨진 것마냥 안타깝고 애잔합니다.
엉엉 우는 아이에게
할머니는 괜찮다며 오히려 다친 데는 없냐 묻지요.
아이는 할머니께 새하얗고 따뜻한 새 달걀을 받습니다.
달걀의 온기가 마치 할머니의 마음처럼 느껴집니다.

몽당연필은 교장선생님이 왜 자신들을 주워왔을까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은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
다른 사람을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
행복한 마음이 듭니다.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란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거라는 말은
내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어야겠다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에게도 읽어주는 부모에게도 소중한 마음을 일깨우는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