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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님의 서재
  •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 김택환
  • 14,220원 (10%790)
  • 2019-02-22
  • : 158

기축통화, 미국 우선주의, 보호무역, 금권정치

 

<세계 경제패권전쟁과 한반도의 미래>, 정직한 제목에 정직한 내용의 책이다. 이 한반도의 현재 정세에 대한 분석과 요약이 담겨 있는 일종의 안내서이다. 각 챕터별로 한 편의 시사지를 읽는 느낌이었다.

 

1 ) 국제적으로 펼쳐지는 미 · 중 · 일 · 러 패권 전쟁의 원심력과 남북, 북미 간 평화 프로세스의 구심력이 한반도 상공에서 어떻게 작용하는가?

2 ) 거대한 판을 바꾸는 메가트렌드와 세계 질서의 파괴로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우리에게 어떤 도전과 기회가 오는가?

3 ) 새로운 남북, 북미, 북일 간의 관계와 일중, 일러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고, 어떻게 희망찬 한반도의 미래를 만들 것인가?

p.10

 

 

 

저자가 머리말에서 제시하는 문제의식이다. 이 부분만 읽고 당황하거나 지레 겁을 먹어 책을 덮지는 말자.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안내서다. 영상물처럼 심의 등급을 매기자면 12세 이용가 정도라 할 수 있다. 쉽게 풀어져 있다.

책은 1부, 2부, 3부로 나눠져 앞서 언급한 세계 4강, 미국 · 중국 · 일본 · 러시아를 중심으로 과거·현 정국과 미래, 그리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신문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유하는 단어로 자주 본 것은 ‘샌드위치’라는 말이었다.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강대국들 사이에 끼인 나라라는 것이다. 이것은 적어도 19세기 중후반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을 표현하기에 딱 적합하다. 사실 한국의 위치는 사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반도국가지만 북한 때문에 육로로는 대륙으로 나아갈 수 없기에 섬에 가깝고, 현 세계 2·3위 국가와 과거 세계 2위 국가들 사이에 놓여있는데 사상적·경제적·군사적 문제로 인해 세계 1위 국가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상대성 원리의 예로 들기에 딱이다. 그냥 독립된 나라로 보면 헤비급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인데 주변 나라들이 죄다 헤비급 챔피언 후보들이라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 게다가 여기에 3대째 세습된 일당 독재에, 공산주의에, 세계 최빈곤국 수준인 나라가 바로 위에 붙어있다. 여러모로 매우 특이하고 이상한 위치인 셈이다.

 

사실 지금 현재 패권다툼은 과거 미국 vs 소련의 냉전처럼 미국 vs 중국이라 할 수 있다. 도전자와 그 전쟁의 방식이 바뀌었을 뿐 구도는 흡사하다. 다만 과거 미소 냉전 당시에 우리나라는 스탠스가 명확했고(그래야 했고)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의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고 어느 쪽을 선택하건 기회비용이 엄청나다. 그렇기에 더 신중해야 하고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 이 책은 그 상황과 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의 시대는 혼재의 시대라 부를 수 있다. 한쪽에서는 PC와 여성·흑인 인권, 등 다른 것에 대한 통합에 대해 말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다른 것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대놓고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다음으로 당선된 대통령은 ‘Make america great again’을 슬로건으로 외치며 차별성 발언을 대놓고 뱉는 기업인 출신의 중년 백인 남성이다.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그로 인한 감시와 통제도 발달한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내적으론 사회주의와 독재체재를 더 강화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촛불과 태극기가 동시에 나부낀다. 단순히 경제나 정치뿐만 아니라 생활 자체에서 어느 것이 맞고 그른지에 대해 혼란이 오는 시대다.

내가 초·중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석유가 30년이면 고갈되고 그것은 큰 위기상황이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무려 교과서에 적혀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가 전혀 없다. 아니 석유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확정 매장량이 증가하고 있다. 채굴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전에는 있는 줄도 몰랐던 석유가 계속 더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유력한 예측이 전혀 빗나가는 경우도 허다하고, 생활모습과 가치관도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현재의 변화는 단순히 국가적 차원에서만 중요한 일이 아니라 당장 일상을 살아가는 개인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렇기에 더 중요해지는 것이 통찰력이다.

 

매우 친절하고 잘 정리가 된 책이지만 그렇기에 거시적으로만 흘러가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현 시국을 명쾌히 파악하기에 적합하고, 특히 일종의 입문자들(?)에게 딱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아쉬운 점들

 

-저자는 계속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과거의 역사와 영토 문제에 회귀돼 있지 말고, 과거는 과거대로 바로잡되, 그것이 미래를 막아선 곤란하다며 새로운 국면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빙돌려 말하긴 했지만 소위 ‘과거는 과거고 중요한 건 현재다’라고 말하는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의견과 닮아있는 건 사실이다.

-러시아의 현 심리를 잘 보여주는 영화로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기도 전인 1983년에 나온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탤지아>을 제시한다. <노스탤지아>에는 차르 제국과 구소련의 패권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향수가 보인다고. 당장 러시아 인구 중 이 영화를 본 인구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영화에 대한 해석은 자유지만 작가의 해석은 조금 멀리 갔다. 그리고 사실 나도 이 영화가 뭔 말을 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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