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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도 없고 종교도 없다쿠르베의 이 그림은 장례식을 다뤘다는 점에서 흔히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 (Elentierro del señor de Orgaz, 1588)과 비교된다. 엘 그레코의 그림 하단에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와성 스테파노가 임종한 오르가스 백작을 안고 있고, 장례식에 참석한 몇몇 사람은 눈물을 흘리면서 하늘을 쳐다본다. 그곳에는어린아이처럼 작아진 오르가스의 영혼이 심판을 기다린다. 심판할 예수의 표정은 이미 자비롭고, 성모와 세례 요한은 열렬한 응호의 포즈를 취하고 있어 그는 확실히 천국에 갈 것 같다. 죽음이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이 그림은 오르가스 백작이 죽고 거의 200년이 흐른 뒤에 그려졌다.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오르가스 백작의 죽음이 소환된 것은 그의 죽음이 남기고 간 지상에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르가스 백작은 스페인 톨레도의 산토 토메 성당에 전 재산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그는 천국으로 가는 입장권을 손에 쥐었지만, 그 후손들은 유언을 집행할 생각이 없었다. 차일피일 미뤄지다 거의 없던 일이 될시점에 이르자, 유언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톨레도 마을 한복판에 있는 성당의 출입구에 그려졌으니,-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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