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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님의 서재
  • 혹시 나한테 화났나?
  • 멕 조지프슨
  • 17,820원 (10%↓990)
  • 2026-07-20
  • : 7,720
“혹시 나한테 화났나?”
상대의 감정을 묻는 말 같지만, 사실은 나의 안전을 확인하는 말이다. 답장이 평소와 다르거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내가 무언가 잘못했는지부터 생각한다. 잘못을 지적받기도 전에 사과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미리 짐작한다. 관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과 욕구는 뒤로 미룬다.
멕 조지프슨은 이런 행동을 단순히 눈치를 많이 보는 성격으로 보지 않는다. 위협이나 갈등을 느꼈을 때 상대에게 맞추고 달래며,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어 자신을 보호하려는 ‘순응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떠오른 말은 ‘착한 사람’이었다. 갈등을 피하고,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늘 주변 사람을 챙기는 사람. 겉으로는 다정하고 배려심이 깊어 보이지만, 그 친절 뒤에는 상대가 실망하거나 화를 낼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저자는 순응하는 사람을 평화주의자형, 연기자형, 보호자형, 완벽주의자형, 카멜레온형, 외톨이형으로 나눈다. 모습은 다르지만 중심에는 비슷한 믿음이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는 사랑받기 어렵다는 믿음이다.
순응하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는 민감하지만 자신의 감정에는 둔하다.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말하고, 원하지 않으면서 동의한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금방 알아차리면서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런 태도에는 이유가 있다. 어린 시절 누군가의 기분을 살펴야 했던 사람에게 눈치는 성격이 아니라 생존 기술이었다. 한때 자신을 지켜준 방식이었지만, 안전한 관계에서도 계속 작동하면 타인의 불편함까지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저자는 순응하는 태도를 무조건 고쳐야 할 결함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 행동에도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한다. 다만 과거에 필요했던 방식이 지금도 자동으로 반복되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말한다.
책의 후반부에서 시선은 타인의 감정에서 나의 감정으로 이동한다. 상대가 화났는지 확인하기 전에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묻는다. 바로 사과하거나 해명하지 않고 잠시 멈춘다. 작은 부탁을 거절하고, 상대가 실망하는 모습을 견딘다. 생각과 감정을 없애려 하기보다 받아들이며, 타인의 불편함을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는 연습이다.
타인의 감정을 신경 쓰는 일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사람은 서로에게 맞추고 양보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상대를 배려하는 동안 내가 사라지는 것이다. 누군가를 위하고도 계속 마음이 불편하거나 원망스럽다면, 갈등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 안으로 이동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은 순응하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권하고 싶다. 착하고 얌전한 아이의 모습 뒤에 부모를 실망시키거나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두려움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말을 잘 듣는 아이보다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무심하거나 이기적인 사람이 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연결된 채로도 자신을 놓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의 실망을 막으려 애쓰는 동안 내가 가장 자주 실망시키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혹시 나한테 화났나?”라고 묻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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