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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폴님의 서재
  • 북쪽의 개
  • 엘리자베스 매켄지
  • 16,920원 (10%940)
  • 2026-06-15
  • : 485
제목만 보면 개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북쪽의 개’는 격자무늬 커튼이 달린 낡은 밴의 이름이다. 물론 진짜 개도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매켄지는 제목부터 엉뚱한 웃음을 건넨다. 웃고 나면 방금 읽은 장면이 사실은 꽤 슬펐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방식이다.
주인공 페니 러시의 삶은 여러 곳에서 무너져 있다. 결혼은 끝났고 직장은 그만뒀으며,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오 년 전 호주의 오지에서 사라졌다. 그런 페니에게 돌봐야 할 존재들이 하나씩 밀려든다. 총을 든 할머니, 집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주인을 잃은 개. 어느 것도 페니가 선택한 일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모두가 그녀의 몫이 된다. 정작 자기 자신은 늘 마지막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어린 페니와 말하는 물고기가 서로의 불완전함을 알아보는 순간이다. 자기 존재가 실수처럼 느껴지는 이들이 설명 없이도 서로를 이해한다. 괜찮다고 말하거나 잘될 거라고 위로하지 않는다. 그저 그 마음을 안다고 인정한다. 이 소설의 위로는 그렇게 조용하고 이상한 모습으로 찾아온다.
『북쪽의 개』는 무너진 삶을 유머로 견디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우스꽝스러움은 절망의 반대말이 아니다. 절망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작가는 힘든 일을 가볍게 말하는 태도를 회피라고 나무라지 않는다. 그것 역시 계속 살아가기 위해 익힌 기술이라고 바라본다.
이 소설에서 모든 일은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일은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낡은 밴에 싣고, 덜컹거리면서도 계속 함께 가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북쪽의 개』는 고치지 못한 것들을 안고도 삶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 웃기고 슬프고 다정한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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