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이란 말 따위>
h0mepr0tector 2025/12/1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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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이란 말 따위
- 아잠 아흐메드
- 18,000원 (10%↓
1,000) - 2025-11-12
: 2,695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의 제목에 쓰인 ’두려움‘이란 단어에 대해 생각했다. 멕시코의 범죄 조직 세타스는 사람들의 두려움을 역이용하여 존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성공 비결로 앞세웠다. 그런 세타스의 광기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두려움을 다스려야 했다. 하지만 두려움을 몰랐던 젊은이들의 객기는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게 되었고, 딸을 잃은 어머니는 두려움과 절망만으로는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음을 깨닫고 이 뿌리를 뒤흔들겠단 결심을 한다.
하지만 밀수를 통해 성장한 멕시코 카르텔들은 군인 출신들을 꾀어 범죄에 동원하고 폭력을 권력 유지 수단으로 삼는다. 부패한 정부와 범죄 조직의 만연한 유착 관계 사이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언제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처해 있었다. 바로 옆집에서 총소리가 나도 모르는 척, 우리 집 문과 창을 닫고 숨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멕시코의 ‘산 페르난도’. 납치범들의 몸값 요구가 얼마나 만연했는지, 은행들은 납치 피해자 가족을 위한 대출 상품까지 출시한다.
한 사람을 쫓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뻔한 표현이긴 하지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딸을 납치했다는 협박을 받은 미리암은 딸의 몸값을 여러 번 내고도 딸을 돌려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딸이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란 희망을 놓지 못한다. 그녀의 마음이 곳곳에 서술될 때마다 몇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내가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착잡하지만 결국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무능한 정부에겐 엄청난 분노가 타올랐다.
책의 제목처럼 과연 두려움이란 말뿐인 걸까. 안타깝게도 여전히 이 지역에선 사람들의 두려움이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은 이 일이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섰다는 것을 시사한다. 두려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 사실이 나를 분노하게 한다. 과연 이 두려움에 끝이 있기나 한 걸까.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이 절망에만 초점을 맞추어선 안 됨을 느낀다.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벌인 세타스를 추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미리암의 이야기에서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의 용기, 결국 그녀를 주축으로 하나로 모였던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두려움은 정말 한 단어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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