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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선님의 서재
  • 나와 트리만과
  • 김병호
  • 13,500원 (10%750)
  • 2025-11-30
  • : 50
스스로 죽겠다는 한 사람이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사람과 또 다른 이의 대화로 이 책의 첫장 ‘나와’는 시작한다. 두 사람의 대화는 삶의 의미와 목적, 꿈에 나온 기묘한 일에 대한 언어유희적이고도 꼬리 잡기식의 흐름을 전전한다. 시작부터 매우 철학적인 대화를 따라가며 ‘우리 셋 중 나만 왕따 당하는 건가? 난 분명 SF소설인 줄 알았는데?‘라는 기분이 들 때쯤, 2장이 시작된다.

학술대회가 열리는 한 호텔을 배경으로 여러 인물들의 극적이고도 미스테리한 상황이 연출된다. 그리고 여기서 1장의 알 수 없었던 대화의 비밀이 밝혀진다.

“저는 이들을 트리만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세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는 뜻이죠. 아니, 아직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중나선구조의 DNA를 가진 여태 지구상의 생명체와 달리 삼중나선구조를 가진 DNA로 이루어진 생명체가 출현한다. 이들은 인간과 비슷한 외형을 가졌으나 그 변이의 폭이 크고, 생식 과정도 독특하지만 그 번식에는 인간이 필요하다. 여기서 많은 질문들이 발생한다. 이들을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혹은 위협이 될까, 우리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리일까, 우리는 이들과 동화되어 진화하게 되는 것일까.

매우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 SF는 한 번 읽어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00쪽도 되지 않는 얇은 책이지만 우리의 미래에 대해, 포스트 휴먼이라는 주제에 대해 많은 질문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인류의 미래, 삶과 죽음의 의미 대해 진득하게 심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세 세대 뒤에는 인류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인간에게 부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무엇이든 해야 합니다.”

이 리뷰는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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