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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
- 헤르만 헤세
- 15,120원 (10%↓
840) - 2022-12-01
: 926
자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한 그의 철학이 녹아있는 첫 챕터를 시작으로 헤르만 헤세의 인생관이 담긴 산문집이다. 자연에 대한 그의 사랑, 그가 그리는 자연의 순환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아련해지며 내가 보았던 자연에 대한 향수가 물밀듯이 밀려온다.
전쟁을 겪은 후 헤세는 인간들이 서로에게 긋는 경계를 보며 상처 입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는 자연의 모습에 경탄하고, 자연의 언어에 귀 기울이며, 자신을 품어주는 자연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이것은 곧 그가 중요히 생각하는 삶의 가치가 된다.
반면 점점 사라지는 자연과 그에 일조하는 인간들, 자연을 제대로 대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날리는 일침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지점이다.
자신을 순수한 방랑자, 유목민이라 칭하는 헤세의 사랑과 관심은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자연 뿐 아니라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 사람에 대한 애정, 음악과 미술, 책에 대한 그의 단상이 가득 담긴 이 책을 읽으며 주위의 사소한 것들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그의 삶의 자세를 마주하게 된다.
“내가 알지 못하거나 알 수 없는 것, 내가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는 것, 나와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는 것, 나에게 아무런 호소를 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이야말로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 자신은 더 초라해진다.“
책을 읽으며 유독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았는데, 일상에 바쁘고 지쳤다는 핑계로 내 주위의 것들에 관심 갖지 못했던 지난 날들을 반성한다. 내가 관심을 갖고 생각하며 사유할 때 비로소 나의 세계는 더욱 풍성해짐을 다시금 느낀다.
역시 읽는 즐거움, 읽는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가이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너무나도 많아 책을 읽는데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그만큼 내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자리 잡는 문장들이 많았단 소리. 그 한 문장마다 멈춰서며 그의 정취를 가득 느끼고 사유하는 시간이었다. 내 인생을 밀고가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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