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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별님의 서재
  • 할로윈 킬즈
  • 데이빗 고든 그린 감독
  • 5,500원 (75%60)
  • 2022-01-27
  • : 44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Halloween Kills, 2021

  감독 - 데이빗 고든 그린

  출연 - 제이미 리 커티스, 주디 그리어, 앤디 마티책, 윌 패튼

 

 

 

 

 

** 스포 많음!!**

 

 

 

  마침내 ‘마이클 마이어스’를 지하실에 가두고 불을 지르는 데 성공한 ‘로리’와 가족들. 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친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그들에게 들린 것은, 화재 현장을 진압하러 간 소방관들이 살해당했다는 소식이었다. 한편, 마을의 술집에서는 할로윈 밤을 기념하며 동시에 마이클 마이어스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생존자들의 모임이 열리고 있었다. 그들은 마이클 마이어스가 다시 나타났다는 소식에 기필코 그를 죽여버리겠다며 나서는데…….

 

  3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영화 속의 시간은 전편에서 바로 이어진다. 그리고 영화 ‘할로윈 Halloween, 1978’의 명맥을 이었다는 듯이, 그때의 사람들이 등장해 과거를 회상한다. 그때 마이클 마이어스에게 지인이 살해당한 사람이나 겨우 살아난 사람 등등.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 마을은 몇십 년 동안 마이클 마이어스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자신이 태어난 동네에서 죽을 때까지 살거나,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더니 어릴 적에 알던 사람들이 아직도 거기 살고 있다는 설정이 흔히 등장한다. 내가 외국에서 살아보지 않고, 어릴 적부터 이사를 자주 다녀서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는, 살아남은 사람들이 모여서 그 날을 회상하면서 마이클 마이어스에 대한 분노를 되새긴다. 그리고 마이클 마이어스는, 그 오랜 시간 동안 괴담이자 전설이 되었다.

 

  실체가 있는 사람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괴담인 경우가 있다. 음, 적절할지는 모르겠지만 유영철을 예로 들어보겠다. 사건 관련자에게는 실체가 있는 죽일 놈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엘리베이터 괴담이나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놈이다. 지금은 감옥에 있고, 왜 우리 세금으로 그놈을 먹여 살려야 하나 투덜대는 대상이다. 그런데 만약 그놈이 탈옥해서 전에 살았던 동네에 돌아온다면? 옆 동네였으니, 내가 사는 곳까지 놈의 활동 범위에 들어갈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그렇게 된다면 아마 당장 현관문을 확인하고 바깥으로 나가지 않을 것이다. 엄마 산책도 금지이고, 배달 주문도 주저할 것 같다. 경찰은 순찰을 강화하고, 몇몇 사람들은 놈을 잡겠다고 무리를 지어 돌아다닐 것이다. 그리고 SNS에 온갖 소식들이 떠돌 것이다. 어떤 것은 진짜겠지만, 관심을 끌기 위한 자작이나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칠 것이다. 사람들은 이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의 악의나 착각으로 인해, 상관없는 사람이 피해를 볼 경우도 있다.

 

  영화는, 그런 부분을 짚고 있었다. 마이클 마이어스 자체보다는, 그의 존재에 얽힌 소문이 퍼지면서 공포에 질려 혼란에 빠진 사람들의 광기에 집중한다.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구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는 그런 상황 말이다. 유영철을 다시 예로 들자면, 인터넷에 그의 예전 사진이 돌아다니기에 비슷하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받는 경우가 생긴다는 의미다. 순순히 경찰서에 끌려가면 다행이지만, 누군가는 젊은 혈기로 그를 폭행할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의 광기가 결국 한 사람을 죽게 했다. 사실 마이클 마이어스는 다른 곳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있었는데 말이다.

 

  이번 편에서도 마이클 마이어스는 쉽게 죽지 않았다. 총을 여러 방 맞고, 두개골과 척추를 밟혀도, 칼에 찔리고 야구 방망이를 비롯한 온갖 흉기로 맞아도, 그는 호락호락 죽어주지 않았다. 어쩌면 마이클 마이어스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초인적인 능력을 갖춘 존재가 된 게 아닐까 싶다. 병원에서 로리가 지인인 경찰과 그는 사람들의 공포와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먹고 성장한다고 얘기한다. 원래부터 인간이 아닌 것 같기는 했지만, 이번 편에서는 그걸 확실히 해줬다. 하긴 여섯 살짜리가 다 큰 누나와 그 남자친구를 죽였을 때부터 평범한 인간은 아니었다.

 

  위에서 내가 유영철의 예를 들었는데, 적어도 현재 그는 감옥에 있고 언젠가는 죽을 거로 추측할 수 있다. 수명의 한계가 있는 인간이니까. 가능하면 사형장에서 죽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나이 들어서 죽을 가능성이……. 아, 짜증 나. 왜 그딴 놈을 아직도 살려두고 있담.

 

  하지만 마이클 마이어스는, 뭐랄까……. 실체가 있지만, 괴담에 더 가까운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미 인간으로의 그는 죽었고, 괴담이 실체를 얻었다고 해야 할까? 어떤 일본 만화에서 봤는지 까먹었는데, 괴담이 사라지려면 사람들이 그를 잊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처음 이 작품은 여섯 살짜리가 가족을 죽이고, 병원에서 몇십 년 동안 운동 열심히 한 어른이 되어서 사람 죽이는 내용이었다.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영화였다. 하지만 이제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수준은 이미 넘어서 버렸다. 그래서 ‘와, X발 X나 안 죽네! 영화 밸런스가 이상해!’에서 ‘어차피 안 죽을 거잖아……. 이번엔 죽나?’라는 심정으로 보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리뷰를 적으면서 보니까, 스포일러라고 대부분 여기겠지만 막상 따져보면 스포일러가 아닐 수도 있는 부분이 많았다. 그 예로, 이번 편이 나왔다는 얘기는 지난 편에서 마이클 마이어스가 죽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올해 또 나온다는 말은, 그건 이번 편에서 마이클 마이어스가 ㅅ……. 음, 영화 ‘스크림 Scream, 1996’ 시리즈처럼 살인범이 쓰고 나오는 가면은 똑같은데 범인은 달랐던 걸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방금 적은 문장이 엄청난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었겠다. 그게 아니라, 그 가면은 오직 마이클 마이어스만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결론이 될 테고 말이다.

 

  왜 제목이 Halloween Kills인지는, 후반에 가면 잘 알 수 있다. 후우, 어른들을 협박해서 사탕이나 초콜릿을 약탈하고 좋아해야 할 날에 그런 대학살극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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