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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d6607님의 서재
  •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허지원
  • 13,320원 (10%740)
  • 2018-10-25
  • : 4,257

‘나는 당신을 설득할 것입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르고 당신도 당신 자신을 다 알지 못합니다. 당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낮은 자존감, 완벽주의, 죄책감, 우울감 이 네 가지 주제어를 들며 저자는 자꾸만 스스로에게 무례해지는 우리 자신에게 어쩌면 그 생각이 틀렸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다.


노력하되 애쓰지 말 것, 타인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 것

완벽주의적 불안에 휘둘리지 말 것,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 것

당신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 것


쉽고 간결한 문장으로 세부 주제를 밝히며, ‘틀렸다고 부드럽게 꼬집어주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은 공허한 위로나 낙관주의 없었다. 그 점에 안도했고 감사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첫 번째 꼬집기! 노력하되 애쓰지 말 것

높은 자존감을 최적의 상태로 인정하고 강박증처럼 강조하는 시대인 오늘날은, 자기애착과몰두가 화두인 현재에 반응하는 시간이며 그것은 사람이 언제나 ‘누구나 인정하는 알맞은 상애’로 소나무 분재하듯이 맞추려는 씁쓸한 시도가 있다.

이 점에 저자는 개인으로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을 맡지만 나를 괴롭히고 타인의 기대와 시선, 욕망에 부응하고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일체의 행동을 경계한다. 그렇다. 우리는 자신의 몫을 맡아 하고 타인은 그들의 몫이 있고 나름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까지 애쓰는 것은 적당한 가면을 쓰며 사는 우리를 점차 파괴하는 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두 번째 꼬집기! 타인을 시험에 들게 하지 말 것

“자존감이 건강한 수준으로 높은 사람은 나의 진심이 타인에게 받아들여지는 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 57쪽 들어가기

우리는 칭찬과 박수받기 원한다. 다른 한편 비판과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물음은 거부하려는 경향성이 있다. 전자의 긍정적인 투입만을 받아 내 자존감을 높이고 유지하려는 계획은 내 진심을 몰라준 상대방과 제3자에 대한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짚고 넘어간다. 사실 상대방을 시험하면 자신도 그와 함께 시험에 들기 마련이다. 시험이 아닌 무비판적 공감이 건강한 관계와 자기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란 희망한 대목이었다.


세 번째 꼬집기! 완벽주의적 불안에 휘둘리지 말 것

‘실수는 없고 오류란 내 사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무의식적 명제를 많은 성취와 과업달성을 이룰수록 그 함정에 빠질 위험은 높아진다.

본문 71쪽에서 저자가 자존감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 부분을 보자.

“계급장 다 떼고, 소위 ‘스펙’을 하나도 드러내지 않고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때,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곧 자존감입니다.”

스스로의 평가. 그것은 계급장, 스펙, 다른 사람 이전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수용이 어떻게 이루어졌냐.’ 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실수할 수 있고 모난 구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용기는 자신을 향한 관대함을 형성할 것이다. 그리고 완벽이란 허상을 멀리하고,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자기 선언으로 이어질 것이다.


네 번째 꼬집기!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 것

스치듯 지나간 타인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추적하고, 지금까지 버텨온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낙담하는 이들. 순간적으로 부정과 의심이 치고 올라온 상대방의 말이 진짜 그런 의도가 있었다 치자. 그 의미를 추적하지 않고 의연하게 쳐 내는 것! 의미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그 사람의 말이 나를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행동과 말로써.

이미 의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이 지나 내일 아침을 눈 떠 맞이할 수 있다는 것. 식사를 통해 하루 힘을 보탤 수 있는 것. 의미를 추적하려는 행동이 무색해지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지는 것을 나 자신이 늘 하고 있음을 믿기를 바랐다.


마지막 꼬집기! 당신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 것

“이제 당신은 당신의 보호자, 당신의 책임자. 1인 가족의 가장입니다. 당신은 이제 당신의 인생을 살아요. 당신의 가치를 주입식으로 폄하하는 부정적인 사람들이나 환경들과 우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당신이 품위를 잃을 필요가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185쪽 들어가기


‘어쩌라고’ 정신. 저자의 솔직한 언어는 우리가 조금은 뻔뻔해도 된다는 작은 허용이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는데 그 이상 애쓸 필요도, 나를 옥죄어 괴롭게 하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질 의무는 버립시다. 우리는 가장이니까!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비추어 나를 응시하며 저 문장을 썼다.


높이 올라서 끝없이 더 오르려는 무모함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

낮아져서 뛰어 오르기 위한 자기파괴적 시도와 시험

삶의 종결을 예단하는 자포자기


그 모두를 결박하여 “적당히 안 괜찮아도 적당히 괜찮아도 돼! 딱 그만큼 버티는 당신이 있어서 고맙다.” 며 씩씩한 악수를 건네는 저자와 그의 책.

평범하게 악수를 맞이하면서 서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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